한국일보

생활한방 - 골반통

2010-08-1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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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출산 후에 여기저기 쑤시고 통증이 있을 때 산후풍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얼마 전 세 살짜리 아들을 둔 30대 여성 역시 골반 주변이 뻐근한 요통으로 한의원을 찾아왔습니다. 출산 전부터 요통이 있었기 때문에 그저 아이를 낳고 생긴 산후풍의 일종으로 생각했었는데, 막상 진단을 내려 보니 골반통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아이를 자연분만했기 때문에 골반 주변의 통증이야 누구나 있지 않나 싶어 이제야 진료를 받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실제 산후풍 만큼 흔한 통증 중에 하나가 골반통입니다. 골반통은 엉덩이뼈부터 배꼽 아래 하복부까지 뻐근한 느낌이 들고, 심한 경우 찌르는 듯 아픈 통증이 느껴집니다. 또 골반 주변 근육과 척추 등에도 통증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골반통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생리통, 허리디스크, 요통, 자궁내막증 등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비슷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골반통이 오래 지속되면 통증이 다리까지 확산되어 다리가 저리고 무거운 증상이 나타납니다. 골반통 역시 다른 통증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료를 계속 미루다 보면 삶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골반통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임신, 출산, 생리 등으로 골반 안에 혈액이 몰리거나 골반이 비틀어져 기혈순환에 문제가 발생했을 대 발병하기도 하고, 자궁내막증, 난소낭종 같은 부인과 질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기혈순환장애와 어혈에 의해 유발되기도 하고 장시간 쭈그려 앉아 생활하거나 찬바람에 허리를 오래 노출시켜 기혈순환 장애가 발생했을 때 발병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우리 몸의 중심(core)을 이루는 근육 중 골반저 근육이 딱딱하게 경직되었기 때문입니다. 골반통 외에도 생리통, 생리불순과 같은 부인과 질환이 있는 경우 골반저 근육을 비롯한 우리 몸의 중심 근육들을 VST 침법을 통해 이완시키고 균형을 찾아주면 자연스레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치료는 관절과 인대의 가동성이 높은 출산 후 6개월 이내에 하는 것이 골반통 및 기타 산후 통증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골반저 근육을 경직시키는 원인이 되는 복횡근 강화를 위해 간의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골반통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아울러 하복부와 골반으로 가는 기혈순환을 방해하고 골반을 비틀리게 하는 생활습관을 버리는 것이 우선인데요. 오랫동안 한 자세로 가사 일을 하게 될 경우 틈틈이 자세를 바꿔가며,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여름이라고 해서 배꼽티나 민소매의 얇은 옷을 자주 즐겨 입는 경우 허리와 하복부를 차갑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 밖에 따뜻한 찜질이나 반신욕도 골반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기를 낳은 후부터 생리 전후 배가 아프거나 온 몸에 통증이 느껴지는지, 혹 오래 서 있기가 힘든지, 성 관계 후 골반 주변이 아픈지, 출산 후 여성이라면 골반통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들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있을 경우에는 그냥 참고 넘긴다기보다 한 번쯤 산후 건강 점검을 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714)562-7000


이 종 화 <삼라종합한방병원 풀러튼 분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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