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시풍 럭서리… 우아한 관능미…

2010-08-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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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너스’‘에스까다’ 올 가을·겨울 컬렉션

한국과 독일의 고급 브랜드
대대적인 변신으로 새 모습

패션 브랜드가 장수하려면 ‘변신’은 필수다. 항상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주는 동시에 친근함도 줘야 한다는, 두 가지 딜레마를 적절히 해결해 나가야 생존한다.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고 해외여행과 인터넷을 통해 해외 패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최신 트렌드 따라잡기는 식은 죽 먹기가 됐다. 게다가 패스트 패션을 주도하는 SPA(다품목 소량생산 시스템)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고, 패션업체들은 미리 유행 트렌드를 제시해 거리의 패션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세터들이 현재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기도 바쁠 지경이다. 이처럼 패션 산업의 불확실한 미래가 계속되자 오랜 세월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던 패션업체들도 저마다 브랜드 포지셔닝으로 경쟁력을 높이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정장 브랜드 ‘조이너스’(Joinus)와 ‘아현동 마님룩’으로 명성을 쌓았던 독일 명품 ‘에스까다’(Escada)가 바로 그렇다. 브랜드 포지셔닝을 거쳐 대대적인 변신을 선언한 이들 패션업체의 2010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살펴봤다.

블랙, 카멜, 퍼플, 그레이를 시그니처 컬러로 한 에스까다 가을·겨울 컬렉션.


롱 니트 드레스에 모피와 가죽을 소재로 한 코트로 가을 분위기를 낸 조이너스 컬렉션.


“이 계절 나는 패셔니스타”

‘조이너스’‘에스까다’ 올 가을·겨울 컬렉션

■매스티지를 지향하는 ‘조이너스’

조이너스는 BI(브랜드 이미지)와 SI(시스템 통합) 개선작업을 마치고 합리적이면서 럭서리한 패션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대중명품(매스티지)으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끝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40대를 주 고객층으로 고가 정장라인을 강화하고 20~30대 감성의 캐주얼 라인과 ‘J라인’이라는 패션잡화를 갖춘 토털 코디네이션 브랜드로 신규 고객을 공략할 예정.

조이너스는 20년 넘게 새내기 직장여성이 가장 먼저 장만하는 정장, 혹은 ‘면접 정장’으로 각광을 받아온 패션 브랜드였다. 2007년 김희선에 이어 윤은혜를 전속 모델로 발탁한 이후 그녀만의 톡톡 튀는 패션 감성이 브랜드 컨셉에 묻어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2009년 봄 시즌 윤은혜가 디자이너로 직접 참여한 ‘윤은혜 for 조이너스’라는 윤은혜 라인이 선보였다. 블랙 재킷과 팬츠, 호피무늬 스커트, 원피스 등 패셔니스타로 부상한 윤은혜의 감각이 살아 있는 트렌디 스타일은 20대 여성 고객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었다.

2010 조이너스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선보인 키워드는 ‘럭서리 레이디 룩’이다. 트렌디하면서도 심플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도시 여성의 지적인 삶과 이미지를 표현하는 합리적인 럭서리 여성정장을 비롯해 고가 코트 가죽 패딩류와 모피 아이템이 등장했다.


■젊어지고 섹시해진 ‘에스까다’

‘청담동 사모님룩’이 등장하기 전까지 에스까다는 ‘아현동 마님룩’을 대표하는 유럽 명품이었다. 그러나 신인류 시대가 도래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경영난 끝에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지난해 인도 재벌 락시미 미탈 회장 며느리인 메가 미탈을 만나 기사회생했다.

1년간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끝낸 에스까다는 기본적으로 50~60대의 고객을 유지하면서 40~50대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층이 50대라고 해서 그들의 취향까지 50대가 아닌 만큼 좀 더 젊어진 패션 스타일과 라이프스타일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2010 에스까다 가을·겨울 컬렉션을 보면 에스까다 특유의 컬러 팔레트와 여성스럽고 글래머러스한 이미지, 실루엣과 품질에 혁신적인 디자인이 가미됐다. 볼륨 실루엣 위주로 아이보리와 바이올렛 등 한층 화사해진 모피와 스팽글 아이템들을 대거 선보인 것이다. 로즈컬러, 네이비, 레드 색상이 사용됐으며, 롱 튜닉 탑, 코트, 라이딩 팬츠 등의 아이템이 등장했다.

디자인은 폴란드 출신의 아트 데코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에게 영감을 받아 심플하면서도 관능적인 라인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영 컨템포러리 라인 ‘에스까다 스포트’는 엠보싱 가죽과 양가죽 소재를 사용했고, 길게 늘어지는 니트웨어와 저지 스커트 등으로 실용성과 편안함을 강조했다.

볼륨감 있는 실루엣 위주로 심플하고 관능적인 라인을 살린 에스까다 가을·겨울 컬렉션.

디테일이 있는 와이드 벨트로 허리선을 강조한 조이너스의 레드 하프 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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