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대 산지서 열리는 ‘맛의 경연’

2010-08-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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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로이 마늘 축제 가봤더니…

1979년 시작되어 올해로 32회를 맞이하는 길로이 갈릭 페스티벌(Gilroy Garlic Festival)이 지난달 23~25일 3일에 걸쳐 펼쳐졌다.
150여개의 비영리단체에서 50만달러에 달하는 기금과 수백명의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개최하는 이 마늘축제는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는 명실공히 세계 제일의 갈릭 페스티벌이다.
이 지역은 그냥 차를 타고 지나가기만 하더라도 마늘냄새가 맡아지는 곳으로, 미국에서 먹는 대부분의 마늘이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는데 이 곳 길로이가 그 중 70%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원조 마늘동네이다. 그 중 ‘크리스토퍼 랜치’는 전 미주 마늘의 3분의1 정도를 생산하고 있는 최대 마늘 유통업계로서 페스티벌의 중심에 있다.

길로이 마늘 축제에서 펼쳐진 요리 경연대회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갈릭 아이스크림·갈릭 페스토 등 독특


마늘은 매년 10월과 11월 사이에 심어져 겨울을 나고 해를 넘겨 5월 초부터 물을 주지 않고 건조시키는 시간을 지나 6월 중순에서 7월 사이에 수확된다. 가장 더운, 또 길로이가 가장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기도 하지만 마늘의 수확기이므로 매년 7월 이맘때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넓은 풀밭 부지에 안내해 주는 곳으로 차를 주차하면 바로 줄지어 도착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페스티벌 현장으로 도착한다. 경관이 좋으므로 5분 정도에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흙먼지가 많이 날린다는 것을 알아두자. 주차한 곳에 따라 도착하는 입구가 다를 수 있는데 일단 표를 구매하고 안으로 들어서면 온갖 먹을거리와 볼거리들이 즐비하다.

길로이 마늘 축제 캐릭터.

고메 알리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은 9가지 종류로 스터프드 머시룸, 페퍼 스테이크 샌드위치, 파스타 콘페스토, 칼라마리, 스캠피, 이탈리안 소시지 샌드위치, 갈릭 브레드, 갈릭 프라이스가 있으며 메뉴 중 세 가지씩 고를 수 있는 콤보 1, 2가 준비되어 있다.

많은 부스에서는 마늘과 마늘 가공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갈릭 페스토·칼리마리 ‘마늘 풍미’가득

유명 셰프들 마늘 요리 선봬
8명 겨루는 요리경연도 볼만


몇 가지 시식해 본 결과 매년 가장 많이 팔리기로 유명한 페퍼 스테이크 샌드위치는 기대보다 밋밋한 맛이라 실망이었다. 오히려 갈릭 이탈리안 소시지 샌드위치가 짜지 않으면서 풍부한 맛이 돋보여 맛있었고, 갈릭 페스토로 만든 파스타 콘페스토도 부드럽고 깊은 마늘 맛이 좋았다. 갈릭 프라이는 다진마늘, 파슬리 외에도 갈릭 파우더와 소금으로 밑간을 해준 프렌치프라이에 다진 마늘과 파슬리 양념을 얹어주는데 양념이 맛있어 서로 먹으려 다투게 된다. 칼라마리는 튀긴 것이 아니라 마늘 맛이 진한 토마토소스 속에 퐁당 빠져 있다.

갈릭 프라이

파스타 콘페스토

그 외에도 많은 부스에서 하와이안 바비큐, 갈릭버터 콘, 케밥, 피자, 치킨 윙, 홍합, 새우 칵테일 등의 대표적인 미국 음식들과 스트로베리 숏케익, 치즈케익 등의 디저트뿐 아니라 레모네이드부터 지역의 와인, 상그리아까지 다양한 음료도 준비되어 있다.

갈릭 이탈리안 소시지와 하와이언 바비큐.

공짜로 나누어주는 갈릭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길게 줄이 늘어져 있지만 사실상 기다리는 시간은 5분 미만으로 조금만 줄을 서 있으면 특이한 맛의 마늘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카라멜라이즈드 된 갈릭 덩어리가 들어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갈릭 파우더를 약간 섞어 맛을 낸 듯한 느낌이었다.

갈릭 아이스크림

갈릭 쿡 오프 쿠킹 콘테스트는 반드시 6톨 이상의 마늘이나 다진 마늘 3작은 술 이상이 레서피에 들어가야 하며 21세 이상의 성인이 참가할 수 있고 2시간 안에 모든 요리를 끝내야 한다. 미 전역에서 선발된 8명의 경쟁자가 경합을 벌이는데 올해의 우승은 워터멜론 크랩미트 수프를 만든 워싱턴주의 마기 베리가 차지했다.

그 외에도 고메 알리의 여러 가지 음식을 셰프들이 직접 시연하고, 마늘요리 전문 식당인 더 스팅키 로즈 레스토랑의 셰프 등 지역의 유명 셰프들이 출연하여 여러 가지 마늘요리들을 선보였다.

갈릭 그로브에서는 마늘의 생태를 설명과 함께 관찰할 수 있으며 심고 수확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 들을 수 있다. 잘 듣고 나면 심어서 직접 길러볼 수 있는 키트를 선물로 준다.

그 밖에도 아이들이나 가족들을 위한 재미있는 놀이들이 많이 마련되어 있다. 탈 수 있는 놀이기구, 페이스페인팅, 암벽등반, 태양을 피해 천막 아래 워터스프레이를 뿌려주는 레인 룸, 가라오케, 노천 공연장 등 즐거운 놀이들이 가득하다.

2011년 갈릭 페스티벌은 7월29~31일로 일정이 잡혀 있다. 입장료는 6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 6~12세의 어린이와 시니어는 8달러, 어른은 17달러로 특이한 가족 나들이로 한번쯤 들러볼 만한 축제이다.

<글 ·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축제장을 진동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바비큐.

미주 마늘의 ⅓을 생산하는 크리스토퍼 랜치의 부스.

갈릭 그로브에서 교육 후 받은 마늘 재배 키트와 마늘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이연호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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