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주택 리모델링 혹은 레노베이션이 유행한 적이 있다. 주택을 판매하기 전 부엌, 화장실, 지하실 등 집안 곳곳을 산뜻하게 개조해 투자한 비용 이상의 가격으로 팔 수 있다는 기대로 많은 집주인들이 리모델링을 시행했다. 리모델링에 대한 각종 정보가 넘쳤지만 실제로는 수천달러에서 많게는 수만달러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꼭 회수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집값이 떨어진 요즘에는 리모델링에 거금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신 아주 적은 비용으로 적절한 곳에만 ‘포인트’를 주는 일종의 알뜰 주택관리요령이 인기를 얻고 있다. 주거자들에게 안락한 주거 환경을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혹시 집을 보러오는 미래 구매자가 있다면 주택의 가치가 한층 높아 보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조명
주택 전문가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드림 홈을 살 형편이 아니라면 살 수 있는 곳을 드림 홈으로 만들어라”는 것이다. 그리고 돈이 들어간 만큼 가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집안 조명이라고 한다. 많은 가정에서 형광등이나 값싸고 실용적인 스탠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센스 있는 사람들은 조명이 집안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테이블에 앤틱 스탠드 한 개를 갖다 놓거나 디머를 설치하는 것도 좋고 조금 더 돈을 써서 부엌이나 거실 천정에 장착형 라이트(recess can light)를 설치하면 밋밋하던 실내가 금새 달라 보인다. 디머는 20달러에도 구입하고 리세스 조명은 인건비까지 평균 600달러면 만족할 효과를 얻는다.
■ 과감한 현관 컬러
현관 혹은 포치는 그 집의 얼굴에 해당한다. 당연히 이곳을 장식하면 전체적인 외관이 확 달라지고 홈디포, 로우스 등의 매장에 전문 코너도 있다. 문제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 회색이나 브라운 계열의 무난한 색상이 대부분인 현관의 컬러를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라임, 브라이트 블루, 보라색 등 다소 튀는 색의 현관이 전체적인 집 분위기와 너무 어색하지만 않는다
면 주위의 비슷비슷한 주택 사이서 단연 돋보일 수 있다. 거기에 마차조명등(carriage light) 을 더해준다면 효과는 극대화된다.
■ 문과 서랍의 손잡이
만약 현관색을 바꿨다면 거기에 어울리는 손잡이(문고리)가 필요하다. 싼티나게 반짝 거리는 신품보다 앤틱 느낌의 손잡이가 어울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베이에서 2~ 12달러면 50년대 주택에서 사용하던 각종 모양의 빈티지 손잡이를 구입할 수 있다. 현관뿐 아니라 각 방에도 싸구려 황금색 일색인 손잡이를 바꾸는 데 큰 돈이 들지 않는다.
■ 부엌 수납공간
주부들이 누구나 절감하는 것은 부엌이 가장 정리하기 힘들고 지저분해지지 쉬운 곳이라는 사실이다. 외관상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수납 공간이 있다면 일하기도 훨씬 수월하다. 40~60달러 사이의 슬라이드 수납장 하나를 적당하게 설치해도 큰 변화를 준다. 아직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해도 접시 진열장을 산뜻하게 바꿔주면 돈을 쓴 보람이 팍팍 나타난다. 200~400달러를 투자한다면 부엌에 들어가기 즐거워지는 변화를 줄 수 있다.
■수건 건조기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샤워를 마친 뒤 따듯하고 폭신한 큰 타월을 몸에 걸친다면 상당히 호사를 누리는 듯 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타월을 금새 말려주고 따듯하게 유지해주는 라디에이터 스타일의 타월 랙이 시중에서 100~500달러에 판매중이다. 쌀쌀한 날씨에도 그만이지만 요즘처럼 축축한 여름철에 오히려 더 필요하다.
■주방 백스플래쉬
주방 싱크 대 뒷면인 백스플래쉬(backsplash) 장식은 부엌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모델하우스에서 백스플래쉬에 화강암 등 가장 고급 재료가 사용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리모델링 아이템에서도 빠질 수 없지만 역시 문제는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 하지만 이 부분이 너무 낡거나 더러워서 꼭 손을 보고 싶다면 마블, 모자이크 글래스 타일 등 저렴한 재료로 직접 붙여보는 시도도 해 볼만 하다. 예산은 500달러 내외를 목표로 한다.
■야외 실링팬(outdoor ceiling fan)
아파트 거주자들이 주택 소유자에게 부러운 것 중 하나는 정원(뒷마당)이다. 주말 저녁 가족, 친구들과 정원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부럽다. 뒷 마당에 야외 실링팬을 설치해 시원한 여름철을 보낸다면 이런 부러움을 더욱 많이 받을 수 있다. 요즘같은 열대야에서는 마당에 나와 앉아도 바람 한 점 없어 덥지만 100~400달러 사이의 팬을 설치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이와 더불어 야외용 가구, 랜턴, 러그 등을 추가로 구입하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박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