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심플하고 우아하게 혹은 귀엽게

2010-07-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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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령별 어울리는 ‘리틀 블랙 드레스’

“블랙은 언제라도 입을 수 있다. 어떤 나이라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경우에 다 입을 수 있다. 리틀 블랙 드레스는 여자들의 옷장에서 가장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크리스찬 디올의 말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 어디서나 입어도 가장 고상하고 가장 세련된 옷을 꼽으라면 ‘리틀 블랙 드레스’이다. 1926년 코코 샤넬에 의해 탄생한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LBD)는 일반적으로 무릎 위나 아래까지 떨어지는 길이의 심플한 칵테일 드레스 혹은 이브닝 드레스를 의미한다. 디자인이 심플한데 반해 우아함의 표상으로 통하며 때로는 귀엽게 코디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프닝에서 티파니 매장 쇼윈도를 보며 빵을 먹던 오드리 헵번이 입고 있던 옷이 바로 리틀 블랙 드레스이다. 화려함이란 심플한 요소를 눈에 띄게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샤넬의 말처럼, 오드리 헵번의 심플한 블랙 드레스와 볼드한 진주 목걸이의 매치는 그 어떤 것을 선택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은, 파티 패션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트렌드라도 오드리 헵번의 리틀 블랙 드레스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매혹적인 여인으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유는 바로 리틀 블랙 드레스가 시간을 초월하는 힘이 있기 때문 아닐까.



20대 / 무엇을 입어도 예쁜 20대의 성유리는 러플이 달린 니트 소재 리틀 블랙 드레스에 벨트로 변화를 주었다.


30대 / 39세의 패셔니스타 김남주가 선택한 퍼프소매의 리틀 블랙 드레스는 베스트 드레서라고 하기엔 좀 어색한 느낌이다.


40대 / 올해 40세가 된 여배우 레이첼 와이즈가 돌체 앤 가바나 브랜드 20주년 축하 파티에서 선보인 리틀 블랙 드레스.


50대 / 50대라는 나이가 무색한 패셔니스타 장미희의 리틀 블랙 드레스는 박스형에 반짝이는 디테일로 우아함과 화려함을 강조했다.


‘블랙’으로 도도하게

연령별 어울리는 ‘리틀 블랙 드레스’

뜨거운 여름날 블랙을 입는다고 상상하면 덥게 느껴질지 모른다. 이럴 때는 슬리브리스 혹은 무릎 위로 올라오는 짧은 길이로 맨살을 드러내주는 것이 좋다.
사실 샤넬이 리틀 블랙 드레스를 디자인하기 이전에는 블랙의 어두운 이미지 때문에 상류층에게는 장례식 복장으로, 서민층에게는 벗어버리고 싶은 우울한 색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샤넬은 이런 선입견을 우아함의 상징으로 바꾸어놓았다. 말 그대도 시크한 블랙의 탄생.


또 한 가지 리틀 블랙 드레스는 디자이너 명품이라는 브랜드를 뛰어넘는다. 샤넬, 지방시, 디올, 입센로랑의 드레스가 아니어도 리틀 블랙 드레스 자체가 지니는 고유의 우아함과 도도함이 여성을 빛내주기 때문이다. 바로 샤넬이 추구했던 경제성이다.

무엇보다도 리틀 블랙 드레스는 코디가 쉽고 액세서리를 매치하기도 무난하다. 별다른 포인트 없이 리틀 블랙 드레스와 하이힐, 클러치 혹은 이브닝백으로 완벽한 코디가 가능하다.

대신 리틀 블랙 드레스를 입었을 때는 헤어스타일 연출이 중요하다. 우아한 업스타일 헤어가 가장 어울리지만 최신 트렌드인 롱 웨이브, 스트레이트 헤어는 길게 늘어뜨리는 것만으로도 전반적인 느낌이 살아난다.

단, 나이에 어울리는 디자인과 헤어스타일 연출이 기본이다. 중년층 여성이라면 업스타일 헤어보다는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거나 보브컷으로 단정함을 강조하는 편이 낫다.

패셔니스타로 정평이 난 여배우들이 연령별로 선택한 ‘마이 리틀 블랙 드레스’를 참고해 올 여름 시크한 블랙의 멋에 흠뻑 빠져보자.


코코 샤넬이 리틀 블랙 드레스를 발표한지 80여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파티의 정석은 ‘리틀 블랙 드레스’로 통한다.


30대 후반의 여배우 정혜영은 무난한 스타일의 리틀 블랙 드레스에 뱅글로 포인트를 주어 자기 스타일을 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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