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달콤새콤 소스’다양한 변주

2010-06-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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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철 딸기 이용한 요리법

제철 맞아 한참 맛있는 딸기, 많이 드시고 계신가요?
제철인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딸기가 진열된 곳에 가면 달콤하고 상쾌한 향기가 넘실댄다. 초록색 꼭지 이파리 아래로 탐스럽게 맺힌 과육은 고운 빨간색 옷을 입고 싱싱해 보이는 씨가 촘촘히 박혀 우리의 봄여름 미각과 건강을 위해 한 몸 바칠 준비를 다한 채 소담스럽게 대기하고 있다. 구입한 딸기 향이 너무 좋아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작은 박스 반 이상을 먹어버린 적도 있는데, 이처럼 딸기는 봄과 여름의 맛을 가장 감각적으로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비타민 C 풍부… 피부미용·혈압 등 효과


코 를 들썩이게 만드는 발랄한 향기, 잘 익어 적당히 부드러운 질감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달콤새콤한 딸기는 제철일 때가 가장 맛있고 영양적으로도 뛰어나며 저렴하기 때문에 실컷 먹어두어야 해를 넘겨 기다린 보람이 있다.


단맛과 신맛이 조화롭고, 미소가 절로 퍼지는 상큼한 향기를 가진 딸기는 비타민 C 덩어리다. 딸기 100g에 비타민 C가 99mg가량 들어 있다니 귤의 1.5배, 사과의 1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미백효과가 있는 비타민 C는 봄 햇살 때문에 생기기 쉬운 기미와 주근깨를 예방하고 주름살도 막아준다. 주름살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자외선에 의해 피부 콜라겐이 파괴되고 염증이 생기기 때문인데, 딸기의 엘라직산(ellagic acid)이 이 과정을 차단시켜 준다는 것이다. 엘라직산은 피부 콜라겐을 죽이는 MMP 효소가 생기는 것을 막고, 염증 반응도 줄임으로써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방지하기 때문에 뜨거운 햇빛과 땀으로부터 피부를 건강하게 지켜 준다. 또한 엘라직산은 체내 독성을 무력화시키고, 체질의 산성화를 막아 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딸기의 비타민 C는 피부미용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호르몬을 조절하는 부신 피질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므로 체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딸기의 또 다른 중요한 영양소로 펙틴을 들 수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은 혈관에 쌓이는 콜레스테롤을 없애 혈관과 혈액을 깨끗하게 해준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의 간식으로 적당하다. 또 변비에 즉시 효과가 있는 것은 먹어보면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딸기의 탐스러운 붉은색을 내는 라이코펜은 대표적인 식물성 생리 활성물질(파이토케미컬)로 항산화 작용과 노화 방지, 동맥경화 예방,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라이코펜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것보다 햇빛을 받고 자란 딸기에, 속살보다 겉 부분에 더 많다. 안토시아닌 역시 붉은 색을 내며 항암효과가 있고 시력회복에 도움이 된다.

딸기는 비타민 C를 천연식품으로 섭취하기에 가장 좋은 음식인데 딸기의 영양분을 손실 없이 효과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설탕을 피해야 한다. 이는 설탕이 비타민 B1과 사과산, 구연산의 소모를 심하게 하고, 비타민 B의 체내에 흡수를 방해해 영양 효율을 낮추기 때문이다. 대신 꿀, 우유, 요거트 등과 함께 먹는 것이 좋은데 특히 우유는 딸기와 함께 서로 돕는 궁합이 잘 맞는 짝궁이다.


우유와 찰떡궁합… 너무 크면 당도 떨어져


딸기에 들어 있는 구연산과 비타민 C는 우유의 칼슘과 철분의 흡수를 돕고, 우유는 딸기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고 신맛을 중화시킨다. 간단하게 우유와 함께 갈아 딸기 우유를 만들어도 좋겠다. 요거트와 꿀이 첨가되면 근사한 스무디로도 손색이 없다. 또 딸기는 철분이 풍부한 음식과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시금치, 녹황색 채소, 토마토 같은 철분 함유가 높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철분의 흡수를 돕는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딸기, 어렸을 때는 설탕에 듬뿍 찍어 먹기도 했고 커피에 넣는 가루 ‘프리마’를 뿌려 비벼 먹기도 하면서 뭔가 근사한 요리를 한듯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딸기의 끝 무렵 무더운 여름이 되면 많은 양을 구입하여 땀을 흘리며 딸기잼을 저으시던 어머니 모습도 생각 난다. 온 집안을 달콤한 딸기 향기로 채우고 맛있게 완성이 되면 시판용보다 덜 반짝거리지만 훨씬 빨갛고 딸기가 덩어리째 씹히는 근사한 딸기잼을 식빵에 발라먹던 행복한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맛있는 딸기의 몇 가지 요리법을 알아보자.


*딸기 리코타 치즈 오픈 샌드위치

▲재료: 딸기 자른 것 2컵, 리코타 치즈 4큰술, 두껍게 슬라이스 한 바게트 2조각, 꿀 약간

▲만들기

1. 바게트는 토스트 해서 바삭하게 만든다.
2. 리코타 치즈를 바게트에 바르고 딸기를 얹는다.
3. 꿀을 약간 뿌려낸다. 신선한 우유 맛이 느껴지는 리코타 치즈와 딸기의 조화가 일품이다.

딸기 리코타 치즈 오픈 샌드위치.


*딸기 바비큐 소스

▲재료: 딸기 2컵, 딸기잼 1/3컵, 케첩 1/3컵, 간장 2큰 술, 레몬즙 2큰 술, 마늘 1톨, 다진 생강 1작은 술, 고운 고춧가루 1/2작은 술, 레몬제스트 1/2작은 술, 실란트로 다진 것 약간

▲만들기: 모든 재료를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곱게 갈아서 걸죽한 소스를 만든다.



*구입 때 주의

자꾸 많이 사고 싶어 욕심을 내게 되는 제철 딸기이지만 구입할 때 욕심을 버려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는 아무리 보관을 잘 해두어도 빨리 상하기 때문에 3〜4일 내에 먹을 수 있을 양만을 구입해야 하고, 둘째로는 하루에 5~7개면 몸에서 필요로 하는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데, 다른 과일보다 당도가 높아 그 이상 먹으면 몸 속 중성지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좋은 딸기 고르기

좋은 딸기는 모양이 좋고 선명한 선홍색으로 꼭지 아래까지 빨갛게 익어 있으며 표면에 윤기가 나고 씨는 가지런하게 배열된 것이 좋다. 습도에 약해 쉽게 물러지고 곰팡이가 생기므로 상처가 있는 것은 피한다. 꼭지는 진한 녹색을 띠고 꽃받침이 과일과 반대방향으로 휘어져 있는 것을 고른다. 너무 큰 딸기는 속이 비어 있고 당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가 가장 맛있다.


*씻기와 보관

농약 걱정이 없는 유기농을 구입하여 물에 담그지 않고 살짝 씻어 먹을 때가 가장 맛있다. 딸기를 씻을 때는 꼭지를 떼지 않은 상태에서 흐르는 물에 가볍게 흔들어 씻는다. 30초 이상 물에 담가 두면 비타민 C가 물에 녹아 빠져나가니 주의한다.

보관할 때는 씻거나 꼭지를 떼지 말고 랩을 씌워 냉장고에 바로 넣는데, 일단 물에 닿으면 금방 곰팡이가 생기고 상하게 되며, 꼭지를 떼면 과실 내부의 수분이 증발해 버린다. 딸기는 얼리기에도 적당한 과일인데 씻어서 꼭지를 떼어내고 물기를 제거한 후 쿠키 시트에 펼쳐 놓고 얼린 후 짚락에 넣어 보관하면 6개월까지 거뜬하다.


<글 ·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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