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얼리지 않은 고베 생고기 ‘입에 착’

2010-05-19 (수)
크게 작게

▶ 쇠고기 전문식당 우국

8가 선상에 반듯하게 자리잡고 있는 2층 건물의 쇠고기 전문점 ‘우국’은 외관상으로도 고기가 참 맛있을 것 같은 위풍을 자아낸다. 타운에서 다양한 요식업으로 잔뼈가 굵은 변용복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1년 반 전 오픈한 ‘우국’은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매니아가 생길 정도로 ‘쇠고기의 자존심을 지키는 고깃집’으로 자리 잡았다. 2년여를 철저히 준비한 정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우국에는 한국적 미를 풍기는 편안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뿐 아니라 좋은 서비스와 ‘고기 하나는 정말 믿을 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대세에 휘둘리지 않고 정도를 지켜나가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운 우국은 무조건 저렴한 가격보다는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제대로 된 음식과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손님들의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최고의 재료를 써서 건강한 음식을 만들면 잘 될 것이다’라는 단순한 믿음으로 우국을 시작했다는데, ‘최고’ 소리를 너무 많이 들은 기자 입장에서 도대체 최고의 재료라는 것이 무얼 말하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았다.


안심·로스·불고기 3종 콤보 79.99달러
신선한 맛 일품 육회·진한 갈비탕 인기


고기 등급은 초이스〈앵거스〈프라임〈고베 순으로 가격이 높게 매겨지는데 우국에서는 앵거스, 프라임, 고베만을 취급하며 오픈 당시부터 믿을 만한 한 회사의 최고급 제품만을 일정하게 구입하고 있다며 구매 장부까지 보여준다. 일반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보다 원가 자체가 비싼 고급 품목을 선별해서 손님들에게 서브하기 때문에 ‘우국에 가면 좋은 고기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뿌리 내릴 수 있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고통을 분담하는 마음으로 이윤을 많이 남기겠다는 생각은 이미 접었으나 초심을 잃지 않고 만들어 내는 음식들은 메뉴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이미 타운의 명물이 되었고, 외국인에게도 자신 있게 권하고 싶은 ‘십채궁중비빔밥’은 시애틀 최고급 고사리 외 엄선된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만들기 때문에 비빔밥 한 그릇으로 감동을 자아낸다. 좋은 대접을 받는 느낌을 주는 담음새부터 우리 전통 비빔밥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 하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한 메뉴다.

집집마다 다른 맛을 내게 마련인 된장찌개지만 우국의 된장찌개는 ‘아! 바로 이 맛이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한국에서 특별히 엄선한 된장을 들여와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진한 육수를 부어 하나하나 따로 끓여 내는데, 지인들은 변 사장을 졸라 된장을 구입해 갈 정도로 맛을 인정받는 된장찌개다.

손님들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준 ‘갈비탕’은 고베 백립을 따로 주문하여 끓여내기 때문에 기존의 갈비탕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자신한다. 타주에서도 이 갈비탕을 찾아 방문하는 손님이 종종 있다는 것.

‘육회’는 또 어떤가. 좋은 고기를 쓰는 집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자신 있게 내놓는 메뉴가 바로 육회이다. 신선함을 생명으로 하여 지방과 힘줄이 없는 부드러운 우둔살로 만들어 단골손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좋은 고기를 쓴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육회 비빔냉면’을 개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떡만두국’의 만두는 당연히 직접 만들며, 얼리지 않은 떡을 주문해서 가장 맛있게 만들어내고 있으며, 언제 먹어도 맛있는 갈비·냉면 콤보, 푸짐하면서 깔끔한 매운 맛이 좋은 매운 갈비찜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메뉴다.

최근 우국의 야심 메뉴로 선보이는 ‘고베 콤보’는 미식가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 주기에 충분하다. 얼리지 않은 생고기 사용을 원칙으로 하여 고베 안심, 고베 생 로스, 고베 불고기 세 가지의 메뉴를 3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준비해 79.99달러에 선보이고 있다. 고베 비프의 마블링에서 나오는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고, 육질이 너무 부드럽기 때문에 즉석 양념해서 서브되는 고베 불고기는 한 차원 다른 불고기의 맛을 선사한다. 프라임 등심, 고베 차돌, 똥돼지 삼겹살로 구성된 우국 콤보A는 49.99달러, 육회, 프라임 등심, 생갈비, 주물럭으로 구성된 콤보 B는 69.99달러에 제공한다.

우국은 무제한에도 확실한 차별을 두었다. 무제한을 시작하면 고기 바꿨다는 인식이 생길까 봐 겁이 나기도 했다는 변 사장은 가격을 24.99달러로 책정하였는데, 이는 타운에서 가장 높기도 하지만 우국으로서는 마진이 남지 않는 최하위 선이기도 하다. 오리지널 사이즈와 두께 그대로 서브되는 프라임 등심, 오직 우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최고가의 고베 우설과 고베 차돌은 변 사장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게 서브하는 메뉴 중 하나이다. 초심을 잃지 않는 변함없는 서비스로 고객들과 두터운 믿음을 쌓아나가며 교포사회의 자랑, 코리안 바비큐의 품격을 지키는 우국이 소나라 이름처럼 든든하다.


▲주소: 3385 W. 8th St.
Los Angeles, CA 90005
▲전화번호: (213)385-5665
▲영업시간: 주 7일 오픈
오전 11시~밤 12시


<이은영 객원기자>


8가 선상에 자리 잡고 있는 쇠고기 전문식당 우국.

고기집의 자존심이기도 한 신선도가 생명인 육회.

비빔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준 십채궁중비빔밥.

매운 갈비찜.

고베 립으로 끓여내는 갈비탕.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