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들의 전쟁 (Clash of the Titans)

2010-04-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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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절한 결투, 공주를 구하다”

▶ ★★½ (5개 만점)

리메이크된 신화 액션물


1981년에 개봉된 로렌스 올리비에가 제우스신으로 나온 동명의 신화 액션 모험영화의 리메이크인데 순전히 컴퓨터 기술효과에 의존한 덩지만 큰 흉물이다. 81년도 작은 특수효과의 원조인 레이 해리하우젠이 직접 손으로 만든 스톱모션 특수효과가 볼만했는데 신작이 비록 기술적으로는 발전했을지는 몰라도 플롯이나 톤이나 친근감 및 연출력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 사실 원작도 일종의 같은 영화였다.

일종의 ‘검과 샌들’ 영화인데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치곤 분위기나 시각적 면에서 너무 어둡다. 액션은 요란하지만 이런 영화가 지녀야 할 경쾌한 재미와 즐거움 그리도 유머와 밝은 분위기가 전연 결여돼 보기에 심신이 무겁다. 스타들이 많이 나오지만 한결같이 소모된 셈으로 연기도 또 대사도 볼품없다. 원래 2-D 영화로 만들었다가 요즘 입체영화가 인기를 끌자 뒤늦게 부랴부랴 입체영화로 만들었지만 그것도 별로 볼만한 것이 못 된다.


서막식으로 올림퍼스에서 하늘을 지배하는 제우스(리암 니슨)의 사생아인 아기 퍼세우스가 바다에 버려진 것을 어부가 구해 자기 아들로 키우는 얘기가 나온다. 이어 그리스의 국가 중 하나인 아고스의 왕(제이슨 플레밍)과 시민들이 신들이 너무 한다며 제신에게 반기를 들고 우리가 신이라고 선언하면서 제우스와 그의 동생으로 하계를 지배하는 하데스(레이프 화인스)가 합동으로 인간들을 벌을 주기로 한다.

며칠 안 있어 시작될 개기일식 날까지 왕의 딸 안드로메다(알렉사 다발로스)를 제물로 바치지 않으면 하데스의 자식인 거대한 괴물 크래컨(검은 모비 딕을 닮았다) 풀어 아고스를 박살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막을 자가 과연 누구일까. 성인으로 자란 퍼세우스(샘 워딩턴)이다.

크래컨을 파멸시킬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눈을 들여다보면 돌이 되고 마는 마력을 지닌 뱀머리칼을 한 메듀사의 머리. 퍼세우스는 그래서 왕의 장군인 드라코(007 시리즈의 매즈 미켈슨)와 그의 몇 명의 부하들과 함께 영원히 늙지 않는 아름다운 여인 이오(젬마 애터튼-역시 007시리즈에 출연)의 안내로 저승 강을 건너 하계에 사는 메듀사를 처치하러 긴 여정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퍼세우스 일행은 트랙터 크기의 스콜피언과 예언하는 마녀들 및 온갖 장애를 만나 죽을 고생을 하면서 액션이 일어난다. 그런데 반신 반인간인 퍼세우스는 처음에는 자기는 인간이 좋다며 아버지 제우스가 주는 신통력을 지닌 칼을 마다하다가 급하니까 그제야 그 칼을 집어 든다.

목적지에 온 퍼세우스 일행은 메두사와 처절한 결투를 벌이는데 나머지는 다 죽고 퍼세우스만 살아 승자가 되는 이 요란한 액션신도 시끄럽기만 하지 보잘 것 없다. 퍼세우스는 메듀사의 머리를 잘라 부대에 담은 뒤 검은 페가서스를 타고 하늘을 날아(워딩턴은 ‘아바타’에 이어 두 번째로 하늘을 난다) 마지막 순간에 아고스로 돌아와 크래컨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출한다.

그러나 퍼세우스가 이 공주와 결합되는 것은 아니다. 퍼세우스의 여자는 따로 있다. 그리고 그는 신이 되어 올림퍼스에서 함께 살자고 권유하는 제우스의 말을 물리친다. 루이스 레테리에 감독.

PG-13. WB.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퍼세우스가 하계에서 메듀사와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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