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Happy Easter!!

2010-03-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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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의 감초’ 달걀

▶ 맛 있는 반숙 만들려면

이번 주말은 전세계에서 달걀이 가장 많이 팔리고, 요리되고, 맛보고, 장식하는 주간이다. 부활절에 달걀을 주고받고 먹는 이유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십자군 전쟁 당시 로잘린드 부인의 이야기다.

남편이 십자군 전쟁에 나간 뒤 나쁜 사람들에게 집을 빼앗겨 먼 산골 마을에 가서 피해 살고 있던 로잘린드 부인에게 마을 사람들은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부인은 그 친절에 보답하는 뜻으로 부활절에 마을 아이들을 모아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주고,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상징으로 예쁘게 색칠한 달걀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그 달걀에는 부인이 직접 쓴 ‘하나님의 사랑을 믿자’라는 말이 적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로자린드 집안의 가훈이었다.


어느 해 부활절 날 로잘린드 부인은 길에서 병든 어머니를 찾아가는 어린 소년을 만났고, 그 소년을 위로하며 가지고 있던 색 달걀 하나를 주었다. 소년은 어머니를 찾아가는 중에 한 산골에서 병든 군인을 만나게 되었는데 소년은 군인을 보살펴주고 로잘린드 부인에게서 받은 달걀을 주었다. 그것을 받아 든 군인은 거기에 적힌 글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 바로 자기 집안의 가훈이었던 것이다. 군인은 소년에게 물어서 결국 아내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부인은 해마다 부활절이면 남편을 찾아준 색 달걀을 이웃들에게 나눠준 것이 유래가 되어 부활절 색 달걀이 예수님과 새 생명의 부활을 축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플레·포치드 에그 등 활용 무궁무진
신선한 오개닉 제품 구입해야 제맛 살려


달 걀은 누구나 가장 처음 요리할 때 도전해 보는 요리재료일 것이다.
반찬 없을 때 달걀 프라이, 라면에도 퐁당 빠트려 업그레이드 시키고, 든든한 간식거리인 삶은 달걀을 기본으로 하여 포치드 에그, 노른자를 이용한 소스, 달걀 거품으로 부풀려 만드는 수플레 같은 고급 디저트까지 온갖 종류의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식재료이다.

그런데 이 달걀 요리라는 것이 만만해 보이지만 프라이 하나만 해도 팬의 달궈진 정도와 기름의 양이 맞지 않으면 노른자가 팬에 들러붙어 망치기 십상이다. 달걀말이는 또 어떤가. 웬만한 내공이 있지 않고서는 옆구리 매끈한 완성품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주방장 모자의 주름 개수만큼 그 종류가 다양하고, 달걀요리 하다가 이혼한다는 우스개 미국 속담이 있을 정도로 까다롭기도 한 것이 달걀요리다.

맛있는 달걀 요리를 만들려면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이 신선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달걀만큼은 유기농으로 구입하길 권하는데, 케이스에 USDA 필증 마크나 지구본 모양의 유기농 검증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준비해야만 노른자가 완전히 익지 않는 맛있는 반숙요리도 만들 수 있다.

각자 자신 있는 달걀 요리가 하나씩 있겠지만 오늘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완벽한 반숙 달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반숙’ 5분30초 삶으면 최고


■재미있는 실험


덜 익은 달걀을 전혀 못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완전히 익은 달걀을 무슨 맛으로 먹느냐는 사람도 있다. 기자는 후자의 경우로 녹진하게 흘러내리는 노른자를 절대 포기 못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김치볶음밥 위에 올려 먹는 달걀 프라이까지도 노른자가 흘러나와야만 흡족한데 사르르 흘러내리는 노른자를 수저로 받아내어 먹는 그 부드럽고 고소한 맛은 나만의 행복이기도 하다. 달걀 프라이는 눈으로 봐가며 익히면 언제나 성공하는 편인데 삶은 달걀은 반숙하기란 쉽지 않아 실험을 해보았다. 보통 끓는 물에 5분을 삶아내면 반숙 달걀이 되는데 더욱 완벽한 반숙시간을 찾기 위해 4분, 5분, 6분으로 나누어 익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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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을 끓는 물에 넣을 때는 도구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넣어야 깨지지 않는다.


▶재료-트레이더 조스 오개닉 라지 브라운 에그 3개, 작은 냄비, 달걀이 완전히 잠길 정도 양의 끓는 물.

▶삶기-먼저 냄비에 물을 넣어 끓이고 달걀은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끓는 물에 넣었다. 달걀을 물에 넣을 때는 그냥 빠트리지 말고 국자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조심스럽게 넣어야 삶기도 전에 껍질이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4분 삶은 것-달걀 흰자와 노른자가 대부분 흐물거리며 수분도 남아 있는 상태. 떠먹기보다는 후루룩 마셔야 하는 정도.

*5분 삶은 것-흰자가 형태를 잡아 익었고 노른자와 경계부분은 흐물거리는 상태. 떠먹을 수 있으나 녹진한 느낌이 덜하다.

*6분 삶은 것-흰자가 완전히 익었고 노른자도 겉은 살짝 익었으며 중심부분은 녹진하게 익어 빵이나 아스파라거스로 찍어보면 잘 코팅되어 올라온다,

실험으로 찾은 완벽한 반숙 달걀 삶는 시간은 5분30초. 5분은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고 6분은 흰자가 너무 익어버렸다. 5분30초라면 부드럽게 익은 흰자와 녹진하게 흘러내리는 노른자를 둘 다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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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 삶아 녹진하게 흘러내리는 노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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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삶은 달걀과(앞) 5분 삶은 달걀 (뒤).

파마잔 치즈·베이컨·시 솔트 곁들이면 최고


■반숙한 달걀 맛있게 먹기

달걀의 영원한 세 친구는 곱게 간 파마잔 치즈,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 질 좋은 시 솔트(sea salt)이다. 시 솔트를 노른자에 살짝 뿌려 먹으면 노른자 특유의 고소하고 깊은 맛을 더욱 섬세하게 느낄 수 있다. 파마잔 치즈를 뿌려내면 소금 대신 간이 되면서 치즈의 풍미가 더해져 한층 깊고 진한 맛을 낼 수 있다.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을 소스인양 노른자에 찍어 먹으면 언제나 행복한 아침식사가 된다. 그 외에 아스파라거스를 노른자에 찍어 먹어도 별미이며 토스트한 빵을 곁들여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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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잔 치즈, 시솔트, 바삭한 베이컨을 곁들이면 반숙 달걀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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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유기농 인증 마크가 있는 것으로 구입한다.

■다양한 달걀 제품들

▲에그 비터스(Egg Beasters): 달걀 흰자가 주 재료로 콜레스테롤 때문에 노른자를 피하는 사람을 위한 제품이다. 요리했을 때 노른자까지 함께 한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란 색소와 고소한 맛을 내는 스파이스, 화학 비타민 등이 첨가되어 있는데, 그리 만족스러운 맛은 아니다.

▲오메가 3 에그(Omega 3 Egg): 닭의 사료에 플랙스 시즈나 다양한 비타민을 넣어 생산된 제품으로 보통 달걀보다 6배 정도 많은 오메가 3성분이 있는 기능성 달걀이다. 구입했을 때 오메가 3는 노른자에 있으므로 노른자를 꼭 먹어야 한다.

▲에골로지의 온 더 고(Eggology ‘On-The-Go’): 달걀 흰자 제품.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달걀 4개의 흰자가 마이크로웨이브용 용기에 담겨 있다. 마이크로웨이브에서 2분만 가열하면 손쉽게 스크램블드 에그를 만들 수 있어 편리하고, 살균처리 되어 있어 단백질 음료를 만들 때 섞거나 베이킹에 쓸 수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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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자가 주 재료이지만 노른자로 요리한 것처럼 보이는 에그 비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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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달걀 흰자로 마이크로웨이브에 2분 익히면 스크램블드 에그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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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 달걀처럼 특정 성분이 강화된 달걀은 그 성분이 노른자에 모두 들어 있다.


<글 ·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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