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유방할 수 있는 물질을 ‘발암물질’이라고 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햇빛,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 타르와 매연·비소·중금속·석면·벤젠·염료 등의 화학물질과 아플라톡신 등의 식품독, 곰팡이류로부터의 바이러스 등 일일이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발암물질이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발암물질들이 앞서 말한 환경적 요인이나 내적인 요인에 따라 우리 몸 속에 침투, 정상세포의 염색체에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암세포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잠깐! 암의 발생단계
암은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 발생된다. 즉 개시, 촉진, 진행, 전이의 단계를 거쳐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화되는 것이다.
첫 번째 단계인 ‘개시’는 자외선·방사선·벤조피렌 등 발암의 방아쇠가 되는 물질(이니시에이터)이 세포에 직접 작용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이때 세포의 염색체 내에 있는 암 관련 유전자의 일부가 손상을 입는다.
두 번째 단계인 ‘촉진’은 담배·에스트로겐·사카린 등 발암을 촉진시키는 물질(프로모터)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개시된 세포들이 암세포로서의 본격적인 형태변화를 나타내는 단계이다.
세 번째 단계인 ‘진행’은 암세포 자신에게 영양분과 산소를 보급할 새로운 혈관을 만들고, 다른 장기를 침범할 전이능력을 보유하는 단계이다(이러한 여러 과정은 세포의 DNA 안에서 이루어지며, 조절이 불가능한 세포분열과 악성 종양을 발생시키는 변화된 유전자를 만들어낸다).
네 번째 단계인 ‘전이’는 원래 발생했던 장기를 떠나 폐·간·뇌·뼈 등으로 병소가 퍼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세균에 노출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모두 감염성 질환에 걸리는 것은 아닌 것처럼, 발암물질에 노출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발암인자를 구조적으로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발암인자가 처음에는 세포의 증식 및 분화에 중요한 작용을 하다가, 일정한 단계에 이르면 암의 발생을 막는 억제인자에 인해 그 작용을 정지 당한다.
그런데 암 발생의 동기가 되는 어떤 원인에 의해 발암인자가 자극을 받아 다시 작동을 시작하면 암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백남선 / 건국대학교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