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티 아일랜드(City Island)

2010-03-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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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클린의 항구마을 배경 가족 멜로물

★★★½


부부간 사랑의 표시를 말싸움으로 해내는 과격하고 괴팍하며 또 가족들마다 제가끔 비밀을 지닌 브루클린의 작은 항구마을 시티 아일랜드에 사는 4인 일가족의 소극 멜로드라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잘 찍은 촬영 그리고 너무나 인간적인 내용 때문에 미소를 지으면서 가슴 훈훈한 감동을 맛보게 될 즐거운 소품 명화다.

가족들이 겉으로는 서로 앙앙불락하면서 다투고 불신하고 타인들처럼 굴다가 결국 자신들의 본성이 드러나면서 질긴 가족애로 다시 결합하는 과정이 거의 터무니없을 정도로 우스꽝스럽게 그려졌다. 글이나 연기가 매우 솔직하고 또 순진해 정이 간다.


말론 브랜도를 숭배하는 배우 지망생으로 교도소 간수인 빈스 리조(앤디 가르시아-제작 겸)는 맨해턴의 연기 웍샵(지도 선생으로 앨란 아킨)에 등록한 뒤 정열적이요 아름다운 아내 조이스(줄리아나 마거리스)에게는 친구들과 포커를 한다고 속인다. 그래서 조이스는 빈스가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빈스와 조이스는 서로가 흡연하는 사실을 숨긴다.

빈스의 딸 비비안(도미니크 가르시오-로리도)은 몰수된 대학 장학금을 만회하려고 스트립조인트에서 춤을 추는데 물론 가족은 이를 모른다. 그리고 빈스의 어린 아들 비니(에즈라 밀러)는 비만여성을 좋아해 옆집의 비만한 동급생의 비만한 어머니를 엿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인터넷에서 이 사이트를 즐긴다.

빈스는 자기가 총각시절에 애인에게 임신시킨 아들 토니(스티븐 스트레이트)가 성장해 죄를 짓고 교도소에 들어온 것을 알게 된다. 빈스는 과거를 속죄하기 위해 토니를 가석방시켜 자기 집에 들어앉힌다. 물론 토니는 빈스가 자기 아버지인 줄을 모른다.

외부인 토니가 이 시끄럽고 이상한 가족에 합류하면서 빈스네 불안한 가족 균형이 마구 흔들리는데 그 토니가 이 죽 끓여 먹을 집안의 야단법석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재미있다. 결국 이 집안은 토니가 일조를 해 질긴 가족애로 재결합한다.

따로 떼어 놓아도 재미있을 에피소드는 매사에 자신이 없는 빈스가 역시 비밀을 지닌 연극학교 동료인 아름다운 영국 여인 몰리(에밀리 모티머)의 적극적인 권유로 마틴 스코르세이지의 영화의 단역 오디션에 참가해 보여주는 연기. 상감이다. 끝이 다분히 조작적이면서 감상적이나 선한 내용과 진지한 배우들 때문에 용서하게 된다. 모두 연기를 아주 잘한다. 레이몬드 데 펠리타 감독.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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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스(앞 왼쪽)네 4가족. 빈스 뒤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딸과 아내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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