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레드카펫 위 ‘은빛·금빛 물결’

2010-03-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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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장의 패션

고급스러우며 우아하게
샌드라 불락·캐스린 비글로
골드와 실버 클래식풍 빛나


가슴과 허리 부각시키는
뷔스티에 드레스 눈에 띄어


레드 카펫 위에 서본 적이 있다면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결코 잊을 수 없다. 하물며 그 해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을 걸어간다면 자신만 쳐다보게끔 스스로를 반짝반짝 빛내게 만들고 싶을 것이다. 지난 주말 LA 코닥극장에서 거행된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 카펫은 온통 ‘은빛·금빛 물결’이었다. 할리웃 여배우들은 너도나도 샤이니하면서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해 스스로를 ‘가장 빛나는 별’로 치장했다. 간혹 눈에 띄는 블랙 드레스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장식으로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었고, 컬러풀한 드레스 역시 뷔스티에 스타일을 선택해 상체는 반짝거리는 골드 소재로 장식했다. 또한, 드레스 자체의 화려함보다는 광택이 나는 패브릭 선택과 윤광 메이컵, 그리고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뱅글, 동일한 색상의 클러치 매치 등으로 메탈릭한 이미지를 연출한 게 2010 오스카 패션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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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장식이 화려하기 그지없는 프라다 블랙 새틴 드레스 차림의 캐리 멀리건(왼쪽)과 지방시 오트 쿠틔르 드레스로 풍부한 색채감을 드러낸 조 살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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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비드 장식으로 수놓은 오스카 드 라 렌타 골드 드레스로 레드카펫을 압도한 캐메론 디아즈.


플래시 세례에 빛난 스타들


●레드 카펫에서 가장 빛나는 ★이고 싶다

골드는 레드 카펫에서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드레서’로 꼽힌 배우는 여우주연상을 받은 샌드라 불락이다.

40대 중반의 샌드라 불락은 우아함이 돋보이는 골드 벨벳 소재의 클래식한 이미지를 풍기는 마르케사(Marchesa) 가운에 붉은 입술로 화려함을 강조했다. 그녀의 반짝거리는 드레스는 마치 오스카 트로피에 가운을 입혀 놓은 듯해 미리부터 수상을 자신하고 있는 듯했다.

또한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쥔 캐스린 비글로 역시 상체에만 포인트를 두는 슬림한 디자인의 입센 로랑(Yves Saint Laurent) 실버 그레이 드레스를 입었다.


완벽한 골드 드레스 룩을 선보인 여배우는 캐머런 디아즈다.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의 화려한 비드 장식이 돋보이는 골드 드레스에 특유의 찰랑거리는 금발을 어깨까지 늘어뜨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금빛을 뿜어냈다. 또 케이트 윈슬릿은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드러나는 심플한 디자인의 입생 로랑 드레스에 호화로운 티파니 옐로 다이아몬드를 매치시켜 럭서리의 진수를 선보였다.

새라 제시카 파커는 가슴 라인에 실버 플라워로 장식한 샤넬(Chanel) 튜브 드레스를 선택했으며 메릴 스트립도 프로젝트 런웨이 참가자인 크리스 마치(Chris March)가 디자인한 저지 드레스를 선택했는데, 스노 화이트 컬러가 자연스러운 드레이프와 어우러져 우아함을 강조했다.


●뷔스티에로 가슴을 부각하고 허리를 강조하다

상체를 꽉 조여 주는 란제리의 하나인 뷔스티에 스타일 드레스가 등장했다. 가슴을 부각시키면서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뷔스티에 드레스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제니퍼 로페즈가 선택한 알마니 프리베(Armani Prive) 드레스처럼 구조적인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베스트 드레서로 주목을 받은 캐리 멀리건은 프라다(Prada) 블랙 새틴 드레스에 스와로프스키 크리스탈 장식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특히 앞에서 보면 칵테일 드레스처럼 길이가 짧지만 뒤로 갈수록 길어지는 곡선 처리가 레드카펫에 어울리는 디자인이었다.

지방시(Givenchy) 오트 쿠틔르 드레스를 선택한 조 살다나는 골드 뷔스티에로 상체는 꽉 끼고 허리 아래는 풍성하게 퍼지는 러플 장식으로 레드카펫을 압도했다.

밀리 사이러스 역시 제니 팩햄(Jenny Packham)의 뷔스티에 스타일 골드 드레스를 선택했고, 샬리즈 테론은 존 갈리아노가 디자인한 디올(Dior by John Galliano) 드레스로 미래지향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특히 가슴 부위에 장미꽃 장식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블링블링 액세서리도 과감하게

완벽한 스타일링을 위해서는 헤어스타일부터 드레스, 슈즈와 클러치, 주얼리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올해 오스카 패션 테마가 레드카펫 위에 빛나는 별이었기에 여배우들은 주얼리 선택에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샌드라 불락은 반짝거리는 골드 드레스에 같은 색의 앙증맞은 클러치 백을 들었다.

어깨를 과감히 드러낸 제니퍼 로페즈는 깔끔한 디자인의 귀고리와 반지로 우아함을 강조했고,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스와로브스키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알마니 프리베 소프트 그린 실크 드레스를 빛내기 위해 헤어는 깔끔하게 뒤로 묶는 업스타일을 연출했다. 페넬로프 크루즈는 보르도 와인 빛깔의 도나 캐런 쿠틔르 드레스에 쇼파드(Chopard) 다이아몬드 귀고리와 팔찌, 반지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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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드레스와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동시에 거머쥔 샌드라 불락의 마르케사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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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의 전 수석 디자이너이자 감독으로 데뷔한 탐 포드는 자신의 브랜드 탐 포드 턱시도에 코사지로 포인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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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캐스린 비글로의 입센 로랑 드레스.

<글 하은선 기자·사진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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