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암 알아야 이긴다 - 암에도 등급이 있다

2010-03-0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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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도 등급이 있다. 위암·간암·자궁암 같이 가난한 사람에게 많은 후진국형 암이 있는가 하면, 폐암·유방암·대장암·직장암처럼 잘사는 사람에게 더 흔한 선진국형 암도 있는 것이다.

후진국형 위암이 이제껏 우리나라의 대표적 암이 되고 있는 것은 소금 때문이라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지적이다. 즉 짜게 먹는 것이 반찬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소금은 먹을 것이 궁했던 시절에 통했던 식습관이요, 가난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미국 역시 살기 어려웠던 지난 1840년대엔 위암이 암의 1위였으나 지금은 9위이다.

그런데 암에 있어서만은 오히려 후진국형이 선진국형보다 낫다고 한다. 우리나라 암 환자 4명중 1명 이상 꼴로 걸리는 위암은 그나마 위내시경을 통한 조기진단이 가능해 조기 위암의 경우 수술만 하면 95% 이상의 완치율을 보인다. 반면 미국에서 남자 1위인 폐암은 이미 미 국립보건원이 치료에 도움을 주는 어떤 효과적인 조기 치료법도 없다고 선언한 바 있어 현재로선 일찍 발견해도 별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 정상적인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일까? 또 늙고 죽는 정상세포와는 달리 암세포는 지칠 줄 모르고 끊임없이 분열·성장을 계속하는데 그 까닭이 무엇일까?

그 의문을 풀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해 오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결정적인 원인이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나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환경적인 요인, 곧 물리적 원인, 화학적 원인, 생물학적 원인과 내적인 요인, 곧 유전인자, 면역체계의 이상 등 몇 가지 주요 요인이 암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잠깐! 5년 생존율이란?

5년 생존율이란 암의 치료 후 5년까지 얼마나 생존했는가를 말하는 것으로, 암 환자의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주요한 지표가 된다. 어떤 암의 생존율이 80%라면 암 환자 100명 가운데 80명이 치료 후 5년 이상을 생존했거나 생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수술·항암요법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를 했는데도 만일 남아 있는 암세포가 있다면, 대개의 경우 5년 이내에 재발, 사망하게 되어 5년 생존율을 많이 따지게 된다. 따라서 5년이 지난 후에도 생존해 있다면, 적어도 그 암에 관한 한 의학적으로 완치가 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5년 생존율은 암의 조기발견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조기 위암의 경우 수술만 하면 5년 생존율이 95% 이상이지만, 3기가 되면 비록 전이가 되지 않았더라도 그 비율이 20~40%로 떨어진다.


백남선 / 건국대학교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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