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업 인 디 에어’

2010-02-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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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7일에 열리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과 감독(제이슨 라이트만) 및 남우주연상 등 모두 6개 부문에서 수상 호보에 오른 ‘업 인 디 에어’(Up in the Air)는 시의에 적절한 영화다.

여기서 미 전국을 돌아다니며 남의 회사 직원 해고를 전문으로 하는 직업을 가진 라이언 빙엄으로 나오는 조지 클루니는 마치 그 역이 자기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잘 한다.

이 영화야 말로 요즘처럼 매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해고돼 절망에 빠진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는 때에 우리가 볼 영화다. 영화에서는 진짜로 해고된 사람들이 해고당하는 장면에 나오는데 그야말로 현실을 목격하는 셈이다.


훌륭한 코미디 드라마인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난 것은 우리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인터넷과 셀폰과 컴퓨터 같은 기계적 수단에 매어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우리는 뜻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인간끼리의 접촉과 우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기쁨들을 잃게 마련이다.

‘업 인 디 에어’는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영화다. 라이언은 우리 시대의 상징이다. 공항이 그의 집이며 그의 삶은 아무 실행도 없이 날아가 버리고 있다. 그는 어디로 가며 또 그의 종착점은 어떤 모양일까. 이 통찰력 있는 영화의 요지는 ‘삶은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 것을 잊지 말자.


해리엣 로빈스
(LA 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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