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빔밥 브런치’ 주말에 딱이네

2010-02-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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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C 이명숙 원장이 소개하는 주말 한식 브런치들

주말 브런치처럼 느긋하고 한가한 때도 없다.
꼭 아침을 챙겨 먹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느즈막이 일어나 평소 즐겨 찾는 식당에 가도 좋고, 토스트에 우유 한 잔만 식탁에 내놓아도 가족들에게 죄책감(?)을 갖지 않아도 좋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브런치가 꼭 근사한 식당을 찾아야만 그럴 듯해지는 것은 아니다. 또 브런치가 그 이름이 주는 부담감(?) 때문에 꼭 양식으로 차려내야만 그럴 듯한 것은 더더군다나 아니지 않겠는가. 바로 이런 주말 브런치에 비빔밥 한 그릇 어떨까. 최근 ‘한식의 세계화’ 바람을 타고 수많은 메뉴 중 각광을 받는 것이 바로 이 비빔밥이다. 만들기도 쉽고 보기에도 예쁠 뿐 아니라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비빔밥의 최대 장점. 그뿐 아니다. 칼로리도 아주 ‘착한’ 편에 속해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그만이라는 것이 한식 전문가들의 귀띔이다.

특히 전주 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의 3대 음식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힐 만큼 한식의 대표 메뉴 중 하나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 그 흔하디 흔한 비빔밥도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된다. 주말 브런치에 딱 어울리는 비빔밥과 그 비빔밥에 함께 내놓으면 좋은 주말 한식 브런치 메뉴 몇가지를 캘리포니아 요리학교(CIC) 이명숙(53) 원장이 소개한다.

#비빔밥의 이모저모

비빔밥은 밥에 각종 나물, 고기, 달걀지단 등을 얹어서 먹는 요리로 골동반이라고도 부른다. 궁중에서는 수라로 지칭되지 않고 ‘비빔’으로 불렸다고 한다. 비빔밥은 조선시대 요리서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1800년대 말에 등장했다고 한다.

비빔밥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제사 음식을 그릇에 고루 담아 먹는 풍습에서 시작됐다는 ‘음복설’, 동학혁명군이 큰그릇에 비벼 같이 나눠 먹었다는 ‘동학혁명설’, 바쁜 영농철에 구색 갖춘 상을 차리기가 어려워 그릇 하나에 음식을 모두 섞어 먹었다는 ‘농번기 음식설’이 있다. 또 섣달 그믐날 설음식 장만을 위해 남은 음식을 한꺼번에 넣고 비벼 먹었다는 ‘묵은 음식 처리설’과 고려시대에 임금이 피난 갔을 때 밥에 몇 가지 나물을 비벼 올렸다는 ‘임금 몽진 음식설’까지 갖가지 설이 내려오고 있다.

기원이야 어찌됐든 비빔밥은 지방과 재료에 따라 구분되며 각 지방마다 특색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비빔밥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전라북도 전주와 경상남도 진주. 비빔밥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이중 한국 비빔밥의 대명사인 전주 비빔밥은 재료 중에서 콩나물이 가장 중요하다. 또 임실에서 나는 서목태와 좋은 물로 길러서 오래 삶아도 질감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밥을 지을 때는 소머리 삶은 물로 밥을 짓고 뜸들일 때에 콩나물을 넣는다. 또 육수에 밥을 짓고 쇠고기, 콩나물, 시금치, 쑥갓, 고사리, 도라지, 미나리, 표고버섯 등을 얹어 고추장에 비벼먹는 따뜻한 밥이다. 달걀 노른자는 생으로 올리며 주로 콩나물국을 곁들여 함께 먹는다 .

전주 비빔밥과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진주 비빔밥의 특징은 콩나물을 쓰는 대신 숙주나물을 쓰며, 해초 나물과 해물 보탕국을 한 국자 넣고 그 위에 쇠고기 육회를 듬뿍 얹어내는 것이 특징이며 곁들여 먹는 국물은 선짓국이다. 이외에도 안동, 해주, 평양, 개성 비빔밥 등도 그 고유의 레서피와 맛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비빔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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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은 만들기도 쉽고 보기도 예쁠 뿐 아니라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도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주류사회에서도 각광 받고 있다.

#비빔밥

▲재료(4인분):
흰밥 4공기, 쇠고기 4oz, 표고버섯 4장, 오이 1/2개, 도라지 4oz, 고사리 4oz, 콩나물 4oz, 다시마 10cm, 약 고추장+참기름 적당량, 식용유, 흰살 생선 3oz, 소금·후추 약간, 달걀 1개

*쇠고기 양념장=간장 1큰술, 설탕 1/2큰술, 다진 파 2작은 술, 참기름 1작은 술, 깨소금 1작은 술, 후추 가루 약간

*도라지 고사리 양념장=간장 2큰술, 대파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콩나물 양념장=다진 파 1/2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깨소금 1/2작은 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채를 썰고 고기 양념을 넣어 주물러 간이 배도록 하여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볶는다.

2. 오이는 반을 갈라 어슷어슷하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인 다음, 물기를 꼭 짠다. 도라지를 가늘게 갈라 소금에 씻은 다음, 끓는 물에 데친다. 고사리는 억센 줄기를 다듬어 각각 양념해 따로 따로 볶는다.

3. 콩나물을 삶아 양념을 넣어 무친다.

4. 생선은 얇게 전감으로 썰어 밀가루와 계란을 입혀 전을 부친다.

5. 다시마는 기름에 튀겨 잘게 부순다.

6. 고명으로 얹을 재료는 조금씩 남기고, 밥, 참기름, 소금을 넣고,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고 비빈 다음 고명을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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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숙 원장은

‘한식 세계화’ 전도사로 맹활약
코스타메사에 식당‘맛있다’오픈

한인 최초로 현재 푸드네트웍 인기 프로인 ‘아이언 셰프’(Iron Chef)의 오리지널인 일본 TV ‘아이언 셰프’에 도전자로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서울 출생인 그는 무형문화재 황혜성 선생으로부터 전통 한국음식을 배웠으며 일본 수지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도쿄, 오사카, 베이징 등에서 한식당을 경영하기도 한 ‘한식 세계화’ 전문가다.

2005년 도미, 캘리포니아 요리학교(CIC)를 개설해 후학을 양성하면서 UCLA와 LA교육구 등 주류사회에 한식 전도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미국 유명 요리학교 CIA가 주최하는 세계 요리박람회에 한국 요리의 진미를 선보여 세계 요리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미국에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초 코스타메사 미쓰와(Mitsuwa) 마켓 푸드코트에 ‘맛있다’(Mashta)라는 한식전문 식당을 열고 본격적인 한식 세계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언뜻 일식당 상호처럼 보이는 이 이름은 그러나 알고 보면 우리말 ‘맛있다’를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한식의 세계화’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나오기도 전부터 한식을 미국 주류사회에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그녀가 이제 제대로 주류사회에 한식을 알리기 위해 본격적인 채비에 나선 것이다.

“이제 오픈 한달 남짓인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어느새 한식의 우수성과 맛이 주류사회에도 널리 알려진 것 같아요. 김치는 물론 이 음식을 외국인이 먹을 수 있을까 하는 메뉴까지 정말로 다양한 메뉴가 팔려 나갑니다. 게다가 한식이 웰빙 푸드라고 알려지면서 건강을 챙기는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이처럼 푸드코트에서 한식을 팔기 위해서 이 원장이 가장 공들인 것은 양념류의 통일화와 간편화였다.

“한식은 만드는 게 복잡하고 대충 눈대중으로 양념을 한다는 생각이 강해 체인화하거나 주류사회에 진입하는 게 힘들었죠. 그래서 누구나 레서피만 있으면 쉽고 정확하게 따라할 수 있는 양념의 계량화, 표준화 작업이 식당 오픈 전까지 가장 큰 숙제였죠.”

특히 이 원장의 비빔밥 사랑은 유난하다.

“비빔밥은 한국의 3대 별미 중 하나인데다 5대 영양소까지 골고루 갖췄으니 한끼 식사로는 그만이죠. 특히 고기 없이 야채만 넣은 비빔밥의 경우 450칼로리 정도여서 다이어트 식으로도 좋습니다.”

현재 그녀는 한식 세계화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aT센터와 협력해 한국산 쌀과 고춧가루, 간장 등 한국산 양념과 쌀을 이용해 제대로 된 한식 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리기 위해 눈썹 휘날리며 뛰어다니고 있다. 연내에는 계획이 없지만 식당 운영에 대한 노하우와 레서피 표준화, 종업원 트레이닝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체인 확장에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주소: 665 Paularino Ave. Costa Mesa
문의: (949)690-6793, koreanfoodtv.com

이주현 기자·사진=CI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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