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임대시장 만큼은 세입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언론은 지난 7일 부동산 조사기관 레이스(Reis Inc.)의 조사결과를 인용, 지난해 4분기 미전국 아파트 공실률이 30년 만에 최고치인 8%를 기록, 부동산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
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제시하는 시장요구 임대료(asking rent)도 전년동기 대비 2.3% 떨어져 평균 1,026달러를 기록했으며 실질 임대료(effective rent)도 3% 하락한 964달러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입자 위주의 시장은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지만 실업률이 낮아지고 고용여건이 개선되기 시작하면 올해 하반기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임대계약을 새롭게 하거나 계약을 연장하는 한인들은 시기를 제때 맞춰 보다 유리한 계약 조건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자. 첫 임대 계약을 하는 경우에는 중개료를 면제받거나 1~2년 계약 또는 계약 연장 시 적어도 1~3개월 무료 임대 조건 등을 제시해 세입자 주도의 임대시장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뉴욕시 임대시장 현황
전국 최대 아파트 시장인 뉴욕의 공실률은 타 지역에 비해 낮지만 여전히 전년대비 0.10% 포인트 떨어진 2.9%를 기록했고 임대건물의 약 60%는 임대료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뉴욕시의 경우 경기후퇴 이전에 개발에 들어갔던 대형 임대 빌딩들이 지난해 공사를 마치고 임대를 주기 시작했으며 일부 신축 콘도 역시 바이어를 찾지 못해 임대 빌딩으로 전환한 사례가 많아 공실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주인들의 세입자를 유지하기 위한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소위 세입자 위주의 시장(Renter’s Market)’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부동산 중개수수료(broker’s fee)를
대신 내주는 것은 기본이 됐으며 1년 임대계약의 경우 1개월, 2년 계약의 경우 최고 3개월까지 임대료를 깎아주는 것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고급 도어맨 임대 빌딩일 경우 체육관 회원권 일년치를 선물하거나 임대 협상을 잘하면 3개월 이상 임대료를 무료로 해주는 집주인까지 생겼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된 다운타운 브루클린의 80 Dekalb 임대 빌딩의 경우 14개월 임대계약을 하면 2개월 임대료, 인근 브루클린 골드 빌딩(277 Gold Street)은 2년 계약시 5개월치 임대료를 무료로 해주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플래티넘 프라퍼티의 카샤 인 대표는 “2008년 말부터 뉴욕시 임대시장이 세입자 위주로 변해 퀸즈 지역의 세입자들은 브루클린으로, 브루클린의 세입자들은 맨하탄으로 이사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시 임대시장 전망
집주인들이 아무리 좋은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해도 임대계약 인센티브가 지난해 여름 기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고 가격도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매월 뉴욕시 임대시장 보고서를 발표하는 부동산 그룹(Real Estate Group) 대니얼 바움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던 집주인들이 대부분 1~2년간 세입자를 구했기 때문에 공실률 및 신규 세입자보다 현재 거주하는 세입자들을 보유하는데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어 더 큰 인센티브를 제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예를 들어 글렌우드 매니지먼트 개리 제이콥 대표는 지난해 공실률이 3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나 각종 인센티브 및 판촉 전략으로 올초 공실률이 2%대로 떨어져 임대 포트폴리오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또 롱아일랜드 임대 프로젝트를 비롯, 브루클린, 맨하탄에 대형 임대 빌딩 9채 이상을 관리하는 TF 코너스톤사의 소피아 에스테베즈 부사장도 현재 공실률이 2007년 수준으로 돌아가 더 큰 인센티브를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공실률이 낮은 임대 빌딩의 경우 임대료를 소폭 올리는 사례도 생겼다. 맨하탄의 에메랄드 그린 빌딩의 경우 지난해 말 임대료가 10% 상승했다. 또 뉴욕시 5개 보로에서 임대 빌딩 17채를 관리하는 ‘릴레이티드 컴퍼니스(Related Companies)’의 데이빗 와인 부대표는 “공실률에 따라 임대료를 정하는데 최근 공실률이 낮은 빌딩을 중심으로 임대료를 소폭씩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2010년 하반기께 임대시장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내다보며 그에 맞는 전략을 짜는 대형 임대 빌딩 매니지먼트 업체들도 생겼다.
맨하탄 고급 임대 빌딩을 주로 관리하는 앨버니즈사(Albanese Organization)는 2011년을 내다보고 올 하반기 신규 임대 빌딩을 더 개발할 계획이며 릴레이티드 컴퍼니스도 임대 포트폴리오에 빌딩을 몇 채 더 추가할 예정이다. 부동산 그룹 바움 대표는 “2010년 임대시장은 지난해의 트렌드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업률이 향상되고 금융시장이 회복됨에 따라 봄께를 전후해 리바운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14개월 임대계약을 하면 2개월 무료 임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브루클린 소재 80 Dekalb 아파트처럼 세입자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집주인들이 여전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