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도 모양과 기능이 각각 다른 수많은 작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같은 기능과 모양을 가진 세포들이 모여서 한 조직을 이루고, 서로 다른 모양과 기능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 모여 한 장기를 이루며, 위·간·폐·대장·소장·신장 등의 여러 장기들이 모여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몸은 세포라는 기본단위로 구성된 생명체라 할 수 있다.
이들 세포들은 언제나 장기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분열하고 증식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들을 만들어낸다. 정상세포의 경우에는 이런 과정이 일정한 질서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스스로 분열, 증식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들을 만들어낸다. 정상세포의 경우에는 이런 과정이 일정한 질서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스스로 분열, 증식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자동능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해 이런 질서가 깨지게 되면 세포는 비정상적으로 분열하고 끝없이 증식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비정상적인 세포의 직단을 의학적으로 ‘신생물’또는 종양이라고 한다.
속칭 혹이라고도 하는 종양에는 양성과 악성의 두 가지가 있는데, 악성 종양이 곧 암이다. 암을 영어로 cancer라고 하는데, 이는 게(crab), 또는 궤양(ulcer)을 뜻하는 그리스어 ‘karkinos’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한번 발생하면 마치 게가 집게발로 먹이를 움켜잡는 것처럼 결코 떨어지지 않고 결국 그 개체가 죽어야 끝나는 암의 속성을 나타낸 것이라고도 하고, 또 암조직의 겉모양이 게의 겉껍질처럼 단단하고 울퉁불퉁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양성 종양은 악성 종양에 비해 그 성장이 더디고, 어느 정도까지 가면 성장이 멈추며, 일반적으로 생명에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이것도 그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악성 종양만큼 위험한 것도 있다. 즉 양성 종양이 뇌·척추신경·혈관 등 기타 중요한 곳을 침투, 압박하면 전신에 큰 이상을 불러일으키며, 그것 때문에 목숨을 잃는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악성으로 변하는 것도 있다.
◆사람은 죽어도 암세포는 살아있다
암세포는 다른 양성 종양세포와 달리 영원히 죽지 않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보통 세포들은 대개 일정한 횟수의 분명을 하고 나면 아무리 좋은 영양분을 공급해도 더 이상 증식하지 않는다. 유전적으로 정교하게 조절되는 이런 성질 때문에 인간의 키나 몸무게는 우리가 매일 밥을 먹어도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암세포는 영양조건만 맞으면 시험관 내에서도 무한히 증식한다. 미국의 헬렝 리바인은 이미 오래 전에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그녀의 암세포는 몇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살아남아 전세계 곳곳에서 암에 대한 연구와 실험에 쓰이고 있다.
백남선 / 건국대학교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