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눈덮인 봉우리에 서면 가슴벅찬 감동

2010-01-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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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산을 찾아서 <마지막회>

▶ 동계 마운틴 발디-남쪽 루트

겨울동안 흰 눈으로 모자를 쓰고 있는 대머리산 마운트 발디(해발 1만64피트)는 LA 인근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 동계 등산으로 사랑을 받는 곳이다. 도심에 비가 오면 산 위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초록의 침엽수 사이로 수북이 쌓인 눈이 방문객의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하지만 동계 발디 산행은 위험요소가 많아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장비가 중요하다. 눈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선글라스, 크램폰, 아이스 픽, 하이킹 폴, 스노 슈즈, 자일, 헬멧 등이 요구된다. 동계 발디 산행에 이 모든 장비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지만 선글라스, 장갑, 크램폰, 하이킹 폴은 필수품이다.

마운틴 발디를 오를 수 있는 동서남북 4개 루트 중 남쪽 루트는 샌안토니오 폭포를 함께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남쪽 루트의 출발점인 맹커 플랫(Manker Flat) 등산로 입구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길이 굽어지는 지점에서 산 밑자락에 있는 샌안토니오 폭포를 만난다. 겨울철에는 많은 수량으로 제법 폭포다운 운치가 있다.


비포장도로는 산 중턱의 스키장까지 연결되는데 폭포를 구경한 지점에서 약 500미터 올라가면 왼쪽으로 가느다란 등산로가 나온다. 단, 표지판이 없으므로 주의해서 찾아야 한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위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제법 심하다. 올라가는 도중 산중턱에 초록색으로 지어진 집이 보이는데 이 건물 위로 거대한 반월형의 매끄러운 분지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발디 보울(Baldy Bowl)로 알려진 이곳은 눈이 오면 스키 활강코스로 안성맞춤인데 1940년대에는 겨울철 스키장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샌안토니오 헛(San Antonio Hut)이라고 불리는 초록색 집은 스키어를 위한 오두막으로 지어졌으며 현재는 시에라 클럽(Sierra Club) 소속으로 약간의 요금을 받고 대여해 주기도 한다. 헛 근처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경치가 훌륭하여 휴식하기 좋다.

헛을 지난 후에는 사방이 온통 눈으로 쌓인 것을 알 수 있다. 발디 보울의 직벽을 치고 오르는 산악인들도 있으나 안전을 위해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도록 한다. 오르는 도중 숨이 턱에 차오를 때 허리를 펴고 뒤 돌아보면 눈에 가득히 덮인 온타리오 픽이 보인다.

등반 도중에는 발디 정상이 보이지 않은데 정상 자체가 밋밋하고 주위에 작은 봉우리들이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쁜 숨을 고르고 눈길을 묵묵히 올라 가다보면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언덕이 나오는데 드디어 해발 10만64피트(3,068미터)의 정상에 도착한 것이다.

눈이 쌓인 동계등반은 위험 요소가 많으므로 경험 있는 리더와 그룹으로 산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산은 오를 때와 같은 루트로 내려온다. 눈 덮인 데블스 백본 트레일(동쪽 루트)을 따라 스키장으로 내려오는 것은 절벽 위를 지나므로 매우 위험하다.

<자료제공 김인호 calmountain.com>


■동계 마운틴 발디-남쪽 루트


거리 8.5마일
소요시간 7시간
등반고도 3,900피트
난이도 4(최고 5)
Season 5~11월
추천등급 4(최고 5)


■ 가는 길

LA에서 210 Fwy 동쪽으로 가다가 57번 Fwy를 지난 후 마운틴 애비뉴에서 좌회전하여 산 쪽으로 북상하면 마운틴 발디 로드(Mount Baldy Rd.)와 연결된다. 발디 로드를 끝까지 올라가면 스키장 못미처 맹커 플랫에 도착한다. 길 오른쪽으로는 캠프장이 있고 등산로는 길 왼쪽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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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나무 사이로 굽이굽이 오르는 발디 등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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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에서 바라본 팀버, 쿠카몽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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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지점에 있는 스키 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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