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의 군사기술력과 미 동북아정책

2010-01-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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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최근에 다니엘 블루멘탈 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 연구원과 레슬리 포가흐 연구원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에서 북한의 화폐개혁으로 인한 소요사태의 심각성을 예로 들며 북한정권의 붕괴를 시사했다. 북한주민의 불만고조와 국제사회의 제제, 후계작업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북한사회의 내부불안은 경제위기와 통제력 상실로 붕괴일로에 있으며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말 공산권이 무너지자 열악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북한도 당연히 붕괴될 것이라는 논리가 국제사회에 팽배해졌다. 그러나 북한은 핵개발 공표로 끌어낸 제네바협정을 통해 국제사회의 협력하에 경수로 건설과 경제지원을 약속받았고 남북관계의 정상화로 역시 막대한 경제지원을 받아 위기탈출에 성공했
다. 북한은 그 후 탄탄한 군사기술력으로 무장하며 핵과 미사일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2006년 북한은 1차 핵실험을 필두로 장거리 미사일개발은 물론 인공위성 발사에 이르는 비약적인 군사기술의 개발로 군사강국이 되었다. 2009년 한해 북한은 많은 군사 도발과 실험으로 국제사회에서 강성국가로서 전략적 입지를 다지려 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물론이고 서해안에서의 군사행동은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로 북한의 고립을 더욱 자초했지만 특유의
배짱과 뚝심으로 미국의 유화정책을 끌어내며 관계정상화에 돌입했다.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에 따라 북한의 모든 무기선적 배는 국제사회의 감시와 통제를 받을 뿐 아니라 검사대상이 되었다. 실질적으로 북한 외화획득의 중요수단인 무기수출의 통로가 차단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북한은 역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북한의 군사 기술력과 핵능력이 국제사회와의 빅딜이 가능할 만큼 탄탄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북한은 6-8백개의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과 200개의 중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대포동으로 대표되
는 10개 여개의 장거리 미사일에 10여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공식적으로 집계됐다. 이란의 최초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킬 만큼 인공위성 기술도 상당한 수준의 노하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소련의 몰락이후 미사일 기술과 보유는 단기간 세계최고에 이르며 국민 일인당 군인수로도 세계최고이다.

북한 군사기술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술전이와 무기수출에 따른 세계핵확산이다. 이는 미국의 세계 핵억제정책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동북아에서 쇠퇴일로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부상에 힘입어 일본은 미일동맹의 전반적인 균열은 물론 친중정책으로 급선회했다. 중국도 베이징 올림픽을 필두로 올해 치러질 상하이 엑스포에서 미국을 냉대하며
힘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도 반미정서가 뿌리깊고 친중파와 친미파가 나뉠 정도로 미국에 절대적 충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한국이 경제성장으로 동북아에서 세력균형의 주축역할을 한다면 친중정책에 더욱 무게를 둘 것이고 한-미-일 삼각동맹은 미국만의 구태의연한 낡은 환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결국 오바마 정부는 경제위기와 더불어 미국쇠락의 주원인인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정책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 중심에 북한문제가 있고 북한의 군사기술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그에 대한 대응책만이 중국과 일본, 한국과의 관계복원과 정상화의 핵심복안임을 정책결정과정에서 수렴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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