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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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을 만든 새해 결심

2009-12-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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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는 목사이며 18세기 미국 대각성운동의 기수이고 철학자 신학자 프린스톤 신학교 교장을 지낸 미국의 위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어느 해 정월 초하루 지신의 삶을 위한 다섯 가지 결심을 하였으며 그것을 평생 실천하였다. 유명한 ‘에드워즈의 다섯 가지 결심’이다.

“첫째, 목숨이 붙어있는 한 전력을 다하여 하나님의 뜻을 위하여 살겠다. 둘째,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리거나 욕이 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겠다. 셋째, 어떤 말이나 행동도 앙갚음이나 복수심으로는 절대 하지 않겠다. 넷째, 걱정거리가 되거나 수치로 남을 일은 결코 안 하겠다. 다섯째, 나의 모든 시간은 창조적이며 건설적으로 쓰고 허송하지 않겠다.” ‘에드워즈의 다섯 가지 결심’에는 위(하늘)를 향한 삶, 책임있게 사는 철학, 지기의 위치를 분별하는 자각이 들어있다.


존 매든 씨는 풋볼 코치 출신으로 CBS의 스포츠캐스터였는데 “코치의 가장 중요한 무기는 칠판이다”고 하였다. 칠판에 각 선수의 위치를 그려 작전을 세우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누가 어느 자리를 지키느냐’ 하는 것이 작전이며 한 선수라도 지켜야 할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전체의 리듬과 팀플레이가 깨져 공격도 수비도 실패로 돌아간다. 가정이나 회사나 교회 운영도 구성원 각자의 자리 잡기, 자리 지키기가 성패의 요인이 된다. 좋은 남편이란 가정을 위한 책임의식에 철저한 남편이다. 유능한 회사원이란 회사 전체의 진행에서 반드시 필요한 한 코너를 책임있게 지키는 사람이다.

뉴욕과 뉴저지 주를 연결하는 가교 조지 워싱턴 다리가 있다. 높이 600피드, 길이 3,500피드로서 이 거대한 다리를 매달고 있는 네 개의 쇠줄이 있다. 이 쇠줄은 27,000개의 철사를 1 야드 부피로 감은 것으로서 전부를 한 줄로 이으면 지구를 네 바퀴 감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서로 꼬여져 뭉친 가는 철사의 힘이 연간 2천만대의 차량이 통과하는 큰 다리를 70년 동안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한 개 한 개의 나사와 쇠붙이가 제 자리를 지켜 서로 강하게 연결될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사회 발전, 국가 발전이라는 말이 나와 관계없는 일이 아니라 실로 ‘나’에게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장터에서 말을 흥정하려 했다. “이 말 승마용입니까?” “아닙니다. 안장만 놓아도 뛰고 차고 해서 타지는 못합니다.” “그럼 달구지 끄는 말입니까?” “아닙니다. 멍에만 지우면 이 녀석은 걷지를 않습니다.” “그런 쓸모없는 말을 돈 받고 팔려는 겁니까?” “모양이 좋지 않습니까. 스타일이죠.” 이 재치담은 모양과 형식만 갖추는 인간의 허구를 지적하고 있다. “자리나 지키고 있습니다.” “자리나 채워드리죠”하는 말들은 자기의 위치와 책임, 자신의 가치를 강등시키는 자기 모욕이다. “제 구실은 하는 녀석입니다.”하는 말은 겸비한 표현이지만 자기가 맡은 자리를 책임있게 감당한다는 칭찬이다. 한국인에게 절실한 것이 책임감, 협동심, 제 자리 지키기가 아니겠는가!

사연 많던 2009년이 저물고 있다. 묵은 날의 실패를 말끔히 씻고 벅찬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출발점에 서자. 시간의 귀중함과 일의 고마움을 잊지 말고, 사랑의 능력과 인내의 승리를 되새기며, 가벼운 여장과 단순한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새 도화지에 멋진 그림을 그려보자. 가장 어리석은 자는 지난 과오에 얽매이는 자이다. 새 출발의 필수조건은 과거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것이다. 요즘 연필은 연필머리에 지우개가 붙어있어서 잘못 쓴 것을 즉시 지울 수 있게 되어있다. 사실 과오가 없다면 신이며 인간이 아니다. 가끔 잘못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미도 있고 친밀감도 갖게 된다. 과오를 깨닫는 능력과 과오 뒤에 되도록 빨리 고치는 ‘지우개 메커니즘’을 스스로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새 해를 맞으며 이런 기도를 해본다. …내일 폭풍을 만날지라도/ 모레 길을 잃고 헤매게 될지라도/ 주님의 손만은 놓지 않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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