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손님은 왕이다!”

2009-12-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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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취재 2부 기자)

성탄절이 내일로 다가왔다.
‘하늘엔 영광 땅엔 평화’라고들 하지만 먹고 사는 것이 전쟁인 요즘 무엇보다 성탄절이 반가운 것은 한인 업체들의 매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성탄절은 추수감사절특수를 연말연시까지 이어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때문에 한인업체들은 추수감사절 이후에도 세일 연장을 통해 대목 2회전에 돌입, 전자업체들은 파격 할인가에 상품을 내 놓고 식품점 역시 할인가와 사은품공세로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인업체들의 매출향상은 한인사회 시장경제와도 직결되므로 판매자 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대목 후 뒤끝이 별로 좋지 않은 제보가 매년 이어 지고 있다. 몇몇 업체의 제품관리와 서비스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으로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들이 뒤를 잇고 있는 것.

한 업체의 매니저는 손님에게 무례한 언행을 해 항의를 받았음에도 적반하장으로 고성을 지르는가하면 사은품으로 증정한 제품이 유통기한을 넘겨 소비자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비록 한국 수입품이라고는 하지만 구입한 식품에서 치아가 나와 소비자가 기겁을 하는가하면, 구입한 제품을 교환 또는 환불해주지 않아 업소와 소비자 사이에 끝없는 언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모든 사례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발생한 일들이다. 대목 세일로 인해 원하던 제품을 싼 가
격에 구입해 만족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오히려 몇몇 업체의 대목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에 소비자들이 우롱 당하는 일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인업체들의 대목 세일품목은 대부분 다른 업체들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는 물품들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면에서 훨씬 더 나은 제품을 세일행사를 진행하는 타인종 대형업체들을 통해서 구입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 소비자들은 대부분 한인업체들을 이용하고 있다. 왜냐면, 이왕이면 불황에 힘든 한인업체를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 일게다. 하지만 한인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업주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소비자들이 서비스에 대해 계속 불만을 느끼게 된다면 연말 매출고로 인한 업주들의 즐거운 비명은 수년 내에 사라질 시한부에 머물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손님은 왕이다’ 이는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업체가 지켜야 하는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단 한명의 소비자에게 불평의 전화를 받은 업체라면 이제부터라도 좀 더 멀리 내다보고 고객들의 발길을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더 나은 제품관리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올 성탄절, 한인 업체들과 소비자들 사이에 평화가 내리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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