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구 (미주탈북난민보호협의회 회장/목사)
2004년이 흘러가는 세모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의 최고 가치는 과거를 반성해보며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두뇌를 주어서 지난 일에 대해 반성하며 새 일을 계획할 수 있게 하였다. 세모는 일년동안 행한 일에 대해 거두는 때, 결산의 시기이다. 선행을 심는 자는 칭찬, 존귀, 명예가 거두어질 것이고 악행을 심은 자는 배척, 멸시, 저주가 거두어질 것이다. 봄에 파종하여 종자를 심고 염천아래 잡초를 제거하며 일하는 농부는 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기다리며 열심히 일한다.
성경에는 어떤 주인이 사람들에게 5 달란트, 2 달란트, 1달란트를 맡기고 갔다가 결산을 하기 위해 돌아온다. 5달란트를 받은 자는 열심히 일하고 5달란트를 더 남긴다. 주인으로부터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 들으며 더 많은 것을 맡기겠다고 위탁을 받으며 주인의 즐거움에 동참할 수 있는 특권까지 받게 된다. 2달란트 받은 자도 열심히 일하여 2달란트, 즉 갑절로 수확을 남김으로 똑 같은 칭찬, 위탁을 받는다. 그러나 1달란트 받은 자는 주인을 악하게 보았다. 왜 다른 사람은 많이 주고 나는 조금밖에 안 주느냐고 불평하며 받은 것을 땅 속에 파묻어 두고 일하여 남기려고 하지 않았다. 주인은 그 종에게 책망했다. 악하고 게으른 종아, 바깥 어두운 곳으로 쫓겨나 이를 갈며 슬피 우는 장소에 처하게 되고 있는 것 까지도 몰수당한다. 이 교훈은 얼마를 받았던, 얼마를 가지고 있던 자기의 재능, 재물, 지식, 경험, 기술 등을 최대한 활용하며 갑절로 남겨야 한다는 교훈이다. 다시 말해서 열심히 일하여 추수 때면 거둘 것이 있게 하라는 것이다.
세모를 맞이하여 우리는 무엇을 거두고 있는가를 생각해보자. 일년 동안 살면서 돈을 벌고 집은 샀으나 내가 양심을 팔아먹고 가정이 파탄되고 자식이 방탕의 길에 빠졌다면 적자인생, 마이너스 수확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일년 동안 살면서 자신은 잘 먹고 잘 쓰고 여행 다니지 못했지만 나의 체크가 가난하고 헐벗고 낙심한 자들에게 쓰여졌고, 그들에게 소망과 기쁨을 주었고, 나의 시간이 소외된 자, 고통당하는 자, 불쌍한 자들을 위해 쓰여졌다면 그것은 흑자인생, 즉 많은 수확과 이득을 얻은 삶이다. 세모는 자신의 삶을 살피며 고칠 것은 고치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잘한 것은 계속 진행, 발전, 개발, 확장시키는 시기다. 수양회, 반성회를 영어로 retreat이라고 한다. 즉 전쟁하던 군사들이 재공격을 위해, 재정비를 위해 후퇴, 퇴각하는 것을 말한다. 일년의 세모는 retreat하는 기간이다.
세모는 미래를 계획하는 때이다. 하루의 설계는 아침에 하고 일년의 설계는 연초에 하고 인생의 설계는 청년 시기에 한다. 짐승은 두뇌, 손이 없기에 발전, 개발이 없다. 1천년 전 까치집은 여전히 지금도 똑같다. 그러나 인간은 1천년 전의 집과 지금의 집은 완전히 다르다. 육체의 건강, 안락한 생활을 위해 엄청나게 발전했다. 개발을 가져온 원동력이 꿈과 계획이다. 나쁜 것은 과감히 고치는 꿈, 병든 것은 강력히 고치는 꿈, 좋은 것은 계속 발전시키는 꿈, 훌륭한 인격자를 닮아가고자 하는 꿈, 가정의 평화를 위한 꿈, 우리의 이웃과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꿈, 타인에게 기쁨과 소망을 안겨주는 꿈, 불쌍하고 나약한 자, 어려움에 처한 자, 도움이 필요한 자들, 고아와 과부들을 불쌍히 여기며 도와주겠다는 꿈, 나라와 민족이 잘 되는 꿈, 세계인의 자유와 평화, 인권을 위해 일하고자 하는 꿈 등을 설계하는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