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회복 속도 빨라 여름께 5.75%까지 갈 수도
▶ 내년 주택융자 알아야할 것들 <하>
5. 이자율 인상 가능성
매주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12월 첫째 주 미서부 지역 이자율은 전주보다도 0.9%포인트 떨어진 4.68%로 집계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서브 프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적된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을 매입키로 결정하면서 이자율 하락행진이 시작됐다.
하지만 모기지 이자율 하락세가 이르면 내년 초에 멈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MBS 매입안이 내년 1분기 마감될 예정으로 마감시한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모기지 이자율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이자율 급상승으로 신용시장이 다시 위축된다면 정부가 개입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
모기지 정보 웹사이트 HSH.com의 키스 굼빙어 연구원은 “내년 3월 말까지 모기지 이자율이 5~5.25%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고 예측하고 있다.
6. 점보 모기지 론
컨포밍 융자보다 융자 금액이 큰 점보 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도 최근 매우 낮다. 11월 넷째 주 점보 융자에 대한 이자율은 약 5.88% 수준으로 집계됐다.
컨포밍 융자에 대한 이자율이 내년 들어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점보 융자 이자율은 내년에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점보 융자 규정이 컨포밍 융자보다 까다로워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컨포밍 융자가 국책 모기지 은행인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판매되는 반면 점보 융자의 경우 최초 융자발급 은행이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엄격한 융자 규정을 적용해 융자를 발급하기 때문에 컨포밍 융자에 비해 수요가 적은 게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낮은 이자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HSH의 굼빙어는 “점보 융자를 얻으려면 각 지역 주택시장 사정에 따라 최소 40%를 웃도는 다운 페이먼트를 내야 한다”며 “크레딧 점수와 소득 수준도 일반 융자에 비해 월등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점보 융자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내년 중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모기지 금리 추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홈에퀴티 융자나 변동 이자율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년 중에 재융자나 변동 이자율을 얻어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FRB는 그동안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해 왔다. 미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FRB는 11월 초 현재의 낮은 금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뜻을 비쳤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9월 FRB의 정기회의까지 금리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점쳐왔다.
하지만 최근 자산 버블 우려에 따라 금리인상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 후 조기 금리인상이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기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직간접적으로 모기지 이자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8. 경기 회복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모기지 이자율 등락이 좌우될 수도 있다. 현재 미국 경제가 침체를 끝냈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제는 회복 속도인데 회복이 빨라질수록 모기지 이자율의 상승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 10년 만기 국채 등 비교적 안전자산에 몰리던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 등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채권 금리가 오르게 되고 채권 금리 동향을 따르는 경향이 있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도 잇따라 오를 수 있다.
HSH.com의 굼빙어는 “현재 경제 회복속도로 볼 때 내년 여름까지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최고 5.75%까지 오를 수 있다”며 “이후 이자율 추세는 경제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9. 패니매, 프레디맥 향후 운영 방안
국책 모기지 은행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모기지 이자율 전망에 대한 ‘와일드 카드’를 쥐고 있다.
두 기관은 은행들로부터 주택융자를 사들이며 융자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두 기관의 앞으로의 운영 정책에 따라 모기지 이자율의 향방이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기관은 그동안 부실한 경영 탓에 정부 예산을 먹는 ‘하마’ 취급을 당하며 구조조정의 대상이 돼 오기도 했다. 실제로 기관을 분리하거나 공기업화 하는 계획이 현재 활발히 논의 중으로 내년 초 확실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만약 어떤 형태로든 간에 두 기관의 운영정책이 바뀌게 되면 아무래도 융자시장이 새 변화에 적응하기까지 어느 정도 혼란이 예상된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로는 주택 융자시장에 두 기관으로부터 공급되던 유동성에 차질이 생겨 그만큼 융자 받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준 최 객원기자>
모기지 이자율 하락 행진이 이르면 내년 초 멈출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 주택 구입을 계획 중이면 이자율 샤핑 전 크레딧 리포트를 점검하는 등 미리 준비하면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