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맛·분위기 레스토랑 안 부러워 럭서리 분식점

2009-12-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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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뒤엎는 모든 것은 신선하다. 그 속엔 순도 100%의 흥미진지함과 속 꽉 찬 열정, 일탈의 짜릿함이 날것 그대로 살아 펄떡인다. 일탈과 전복 없는 세상사란 얼마나 따분할까. 기존의 질서와 예상을 끊임없이 뒤집어 온 앙팡테리블
(무서운 아이들)이야말로 인류의 가장 확실한 서바이벌 노하우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LA 식당계 역시 바로 그런 예상을 깨는 신선함으로 이 불경기를 타파하고 있는 앙팡테리블들이 눈길을 끈다. 싸구려 음식을 떠올리게 마련인 트럭푸드에 유명 요리학교 출신의 젊은 셰프들이 진출, 썩 괜찮은 요리로 고객들을 찾아가는가 하면 최근엔 정크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를 럭서리 메뉴로 탈바꿈시켜 고가의 메뉴로 파는 것이 인기인 것을 보면 말이다. 이처럼 한인타운을 비롯, LA 식당가의 새로운 트렌드는 분식 또는 스낵처럼 가볍다 못해 패스트푸드 취급받는
음식들의 고급화에 있지 싶다. 그 선두에 바로 스쿨푸드와 린, 우마미가 서 있다. 조금 더 명쾌하게 정의하자면 럭서리 분식점이 뜨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았던 식당 컨셉과 메뉴의 틀을 과감히 깨고 신선함으로 무장, 짧은 시간 내에 사랑 받고 있는 이들의 성공 비결과 음식 맛을 꼼꼼 탐구해 봤다.


# 린


세련된 공방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린’은 궁중 떡볶이, 메밀국수, 우동 등 우리에게 친숙한 메뉴를 고급 퓨전으로 재탄생시켜 타인종 고객들에게도 사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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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마미

버거 하나로 승부해 유명세를 얻고 있는 우마미 라브레아 점에서 사장인 아담 플레시맨이 이곳의 간판 햄버거와 프렌치 프라이를 선보이며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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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쿨푸드

이미 한국에서 2002년 오픈, 말 그대로 대박을 친 식당 체인이다. 이름만으로도 단박에 학교 앞 분식 메뉴임을 떠올릴 수 있는 스쿨푸드는 한국에서도 카페보다 더 멋진 공간에서 길거리 표 떡볶이와 김밥을 먹을 수 있다는 이색 컨셉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은 곳이다. 그런 스쿨푸드를 사장이 우연히 서울에서 먹어보고 그 맛에 반해, 오랫동안 공들인 끝에 지난 달 LA 웨스턴 길 ‘마당’ 몰에 오픈했다.

전면을 통유리로 마감해 내부가 환히 들여다보이는 식당 외관도 인상적이지만 화이트를 주조 색으로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게 꾸며 놓은 내부는 언뜻 고급 카페를 연상시킨다. 어쩐지 나이프와 포크 들고 스테이크 썰고 와인 잔 기울여야 할 것 같은 이곳에서 메뉴판을 펼쳐보면 어울리지 않게(?) 김밥과 떡볶이가 떡 하니 등장한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김밥 종류는 자그마치 12가지. 떡볶이 역시 11가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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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샹들리에와 화이트 컬러로 마감된 스쿨푸드 실내에서 고객들이 떡볶이와 볶음밥, 오뎅 등 한국의 대표 ‘길거리표 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글 이주현·사진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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