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운 목돈·좋은 크레딧 없다면 융자는 ‘그림의 떡’

2009-12-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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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주택융자 알아야할 것들 <상>

3년여에 걸쳐 진행되던 주택시장의 침체가 어느덧 속도를 늦추고 있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거래량이 늘고 있다는 발표가 속속 나오고 있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주어지는 세제감면 혜택이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 및 확장 시행이 결정돼 정부 주도의 주택 거래가 활성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모기지 이자율이 매주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내년 중 ‘보금자리’ 마련을 계획하는 바이어들은 더욱 늘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중저가 주택 융자의 대부분을 이뤘던 FHA 융자기준이 강화되는 등 융자관련 규정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새 FHA 기준에 따르면 기존 최소 3.5% 다운페이먼트 기준이 5%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고 크레딧 점수 관련 규정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내년에 주택 구입을 계획 중인 바이어들이 알아두어야 할 융자관련 사항들을 2회에 걸쳐 알아본다.

연체율-실업률 증가 탓 은행들 기준 강화
20% 넣고 730점 넘어야 ‘좁은 문’ 통과


1. 융자 시장

서브프라임 사태 직후 굳게 닫혔던 주택 융자시장의 문이 최근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정부의 각종 지원으로 은행들이 주택 융자대상의 폭을 서서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 수준의 융자시장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들어 모기지 연체율이 다시 급증하는 데다 10월 중 실업률이 10%대를 넘어선 것 등이 내년 봄에도 융자 시장에 ‘찬바람’이 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렌더스원의 스캇 스턴 CEO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2007~2009년에 융자 기준 강화에 나섰다”며 “2010년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 다운페이먼트


아직도 진행형인 신용시장의 위축이 여러 면에서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다운페이먼트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아무리 크레딧 점수가 높아도 ‘노 다운’으로 집을 샀다는 이야기는 드물어졌다.

연방주택국(FHA)이 보조하는 융자를 얻는데도 최소 3.5%의 다운페이먼트를 해야 하는데 이 규정도 내년 초에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국책 모기지은행인 패니매도 다운페이먼트를 최소 20% 이상 해야 한다는 새 규정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따라서 내년 중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은 주택 형태에 따라 금액이 다르겠지만 다운페이먼트로 납부할 ‘목돈’을 준비해야한다는 이야기다.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 발행자 가이 세살라는 “일반 융자의 경우 20% 미만의 다운페이먼트로 유리한 이자율을 받기 힘들다”며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하기 전까지 다운페이먼트 완화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3. 크레딧 스코어

세살라에 따르면 현재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인 모기지 이자율을 혜택을 받으려면 크레딧 점수가 최소 730을 넘어야 한다.

동시에 소득과 자산을 증명하는 서류를 모두 첨부해야 낮은 이자율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 크레딧 점수가 높다고 해서 좋은 이자율을 받는 것이 아님을 명심한다.

크레딧 리포트상의 연체 기록이나 기타 오류가 모두 삭제되어야 좋은 이자율을 받는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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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며 내년 중 주택 구입에 나설 바이어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FHA 융자 상대적으로 쉬워


‘공정신용거래법’(The Fair and Accurate Credit Transaction Act)에 의해 소비자는 1년에 한 차례 트랜스유니온 등 3대 개인 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크레딧 리포트를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 조만간 주택 구입을 계획 중이라면 우선 크레딧 리포트를 발급 받는다. 여유를 갖고 검토한 뒤 오류사항을 수정한 뒤 융자를 신청해야 유리한 이자율을 받을 수 있다.

모기지 마블의 릭 앨런 디렉터는 “바이어들은 집을 사기 전 크레딧 점수와 크레딧 리포트 내용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며 “간혹 크레딧 리포트 상에 타인의 내용이 기재되는 등 엉뚱한 오류도 발견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 FHA 융자

만약 일반 융자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FHA 융자로 눈을 돌리는 것도 융자를 얻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일반 융자의 경우 최소 20% 다운페이먼트와 최소 730점대의 크레딧 점수를 유지해야 융자가 수월한 반면 FHA 융자의 경우 규정이 다소 낮기 때문이다.

FHA 융자의 최소 다운페이먼트 규정이 조만간 상향 조정된다 하더라도 5%대에서 머물 전망이고 최소 크레딧 점수 규정도 690점대로 일반 융자에 비해 낮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FHA 융자 신청이 급증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신규 주택 융자의 약 30%를 FHA 융자가 차지하고 있다. 2006년에 고작 3% 수준에 머물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다. 다만 FHA 융자 발급 때 융자액의 약 2~2.5%에 해당하는 보험료(MIP)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일반 융자에 비해 이자율이 약간 높을 수도 있다.

따라서 융자 샤핑을 시작하기 전에 FHA 융자와 일반 융자에 대해 꼼꼼히 비교한 뒤 결정하면 주택 구입 때 다만 얼마라도 절약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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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각종 융자관련 규정들이 다소 강화될 전망이어서 융자 샤핑 때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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