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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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56 대 78

2009-12-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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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주 원장/베이사이드 이튼치과

농구 스코어도 아닌것 같고, 미식축구 스코어도 아닌것 같고, 최근 타블로이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타이거 우즈의 골프 스코어도 아님에 틀림없다. 이 숫자는 아이들의 칫솔질 지도를 언제까지 할것인가에 대한 가이드 숫자이다.

한 연구 논문에서는 5세 에서 6세 까지 부모님들에 의해 칫솔질 지도를 받은 어린이 그룹과, 7세 에서 8세 까지 칫솔질 지도를 받은 어린이 그룹을 비교하였는데, 7~8 세까지 칫솔질을 지도받은 어린이 그룹은 청소년이 된 후 충치발생율이 현저히 낮았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오래 칫솔질을 한 그룹이 당연히 충치 발생이 적을 것 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5~6세 그룹과 7~8세 그룹으로 나뉘게 된 것일까?


아이들이 손을 자유자재로 ‘어른의 마음에 들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나이가 대략 5~6세 정도가 된다. 이때쯤이면, 아이들은 칫솔질을 하는 폼이 어른에 흡사해 진다. 아랫니, 웃니, 옆니 닦기 등등 제법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어린이 자신에게도 그렇게 보이고, 부모들에게도 그렇게 보이게 된다. 바로 이때가 치과적으로는 위기인 셈이 된다. 부모들이 방심하고 손을 놓는 시기가 되는것이다. 아이들이 칫솔질을 잘 하는 것 처럼 보이고, 부모도 이쯤에서 아이들에게 ‘공’을 전적으로 넘기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후의 책임을 아이에게 전가시키는 결과가 초래된다. 칫솔질 지도는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칫솔질을 자주하게 격려해 주고, 그리고 단 1분이라도 옆에서 칭찬하며 같이 있어주는 것이다. 습관은 채찍으로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은 5~6세 보다 더 위험한 위기의 시기가 있다. 바로,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아기들은 포만감을 느껴야만 잠에 들 수 있다. 육아에 하루종일 시달린 엄마들은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일찍 재우기 위해 젓병을 입에 물려놓게 된다. 엄마도 잠은 자야할것 아닌가. 악순환은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다. 아기들과 엄마들은 곤한 잠에 빠지지만, 아기들의 입안에서는 충치와의 전
쟁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꼭 젓병이 필요한 아기라면, 다른 젓병에 물을 받아놓고 아기가 잠들때 쯤 물이 든 젓병으로 교체하여 물로 이를 닦는 효과를 주는 방법이라도 써야 할 것이다.

건강하고 튼튼한 치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평생 부모님께 고마워하는 자녀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잘못 물려준 치아때문에 원성을 듣고 있는 부모님들은 종종 보게 된다. 건강한 치아, 튼튼한 치아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자산 중 하나이다. 또한 가장 쉽게, 가장 적은 투자로 이루어 낼 수 있는 자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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