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 12월이다

2009-12-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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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12월이다. 한 해를 결산하는 달이다.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볼 때이다. 나만을 위해 살아왔는지 아니면 이웃과 더불어 살아왔는지도 점검할 때이다. 나만을 위해 살아온 열 한 달이라면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 성탄절과 송년이 남아 있다. 불우한 이웃들과 나눔의 시간을 갖기에 더욱 좋은 시기다. 직접 불우이웃을 찾아 나서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불우이웃을 돕고 있는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내어 놓는 것도 그들을 돕는 방법이다. 몇 일전 한인 마켓에 장을 보러 갔다가 구세군 냄비를 만났다. 들어갈 때는 무심코 지나쳤다. 그런데 나올 때는 많지는 않지만 조금의 선물을 냄비에 담아주었다.

구세군 냄비를 지나치는 사람들은 많은데 냄비에 자선을 하는 사람은 퍽이나 줄어든 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다. 십시일반이라 하지 않았는가. 누군들 어렵지 않은가. 아직도 경제가 확 풀리지 않아 모든 사람들이 어렵다.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서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인정이 아니던가.구세군뿐만 아니다. 송년의 달인 12월이 되면 많은 자선단체들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모금을 한다. 이 모금에 조금이라도 동참하여 훈훈한 마지막 달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 좋겠다. 내 지갑에 돈이 없다면 자원봉사라도 하여 자선단체와 불우이웃을 도울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마음이 문제지 돈이나 다른 것이 문제이겠나.


12월이 되니 신문지상에 나오는 송년의 모임이 예년과 다를 바 없이 많다. 모이는 것은 좋은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동창들 혹은 친척들이 가는 해를 잘 보내기 위해 함께 만나 즐기며 서로 격려하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것은 아주 좋은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일이 있다. 음주 운전이다. 경찰 단속이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나 음주운전자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많아지기만 하고 있다. 어찌할 수 없는 음주 자리라면 차라리 운전을 하지 말고 모임에 가는 것이 좋다. 택시를 타던지 전철을 타던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음주운전을 피해가는 것은 아주 지혜로운 방법이다.

음주운전에 한 번 걸리면 최소 6개월은 운전을 하지 못한다. 거기가 변호사비다 뭐다 해서 나가는 돈도 쏠쏠하다. 음주운전은 형법상 빨간 줄이 가는 전과자 기록으로 남는다. 자녀들 교육 잘 시키며 잘살아보겠다고 미국까지 와서 왜 불명예스러운 전과자가 되어야 하는가. 조금만 조심만 하면 된다.
음주운전에 사고까지 나면 최소 1년 이상 운전을 못한다. 거기다 변호사비는 몇 배로 나가야 한다. 만에 하나 사람을 죽이기라도 했다면 감방살이까지도 각오해야 하며 영주권자는 시민권을 받기 전에 추방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사고가 나면 자신도 다쳐 평생 불구로 살아갈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자신만 다치면 괜찮다. 죄 없는 남까지도 다치거나 죽게 할 수도 있다. 자신이 다칠 경우 가족의 생계와 자식들의 앞날을 어떻게 도와 아메리카의 꿈을 이룰 수 있겠는가. 또한, 다른 사람이 다치거나 죽었다면 그 가족들의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제일 좋은 방법은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다. 식사만 하며 함께 어울리는 방법이다. 한국 사람들의 음주문화의 가장 단점 중 하나는 ‘주거니 받거니’에 있다. 너 한잔, 나 한잔 하다보면 한 병이 두 병 되고 두병이 열병된다. 음주란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먹지만 그 다음엔 술이 술을 먹고 마지막엔 술이 사람을 먹어치운다. 이렇게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이 술이다.

그런데 기독교 국가인 미국인데 왜 술 선전은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구세군냄비를 만나면 ‘십시일반’ 조금이라도 담아보자. 자선단체들의 모금에 작은 액수라도 참여해보자. 음주운전 절대 하지 말자. 자신은 자신이 지켜야만 한다. 지난 11개월 동안 나만을 위해 살아왔다면 남은 1개월이라도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한 해를 잘 결산하는 마지막 달이 되게 해보자. 그리고 좋은 새해를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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