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년

2009-12-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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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규(릿지우드)

한 장 남은 12월도 속절없이 쏜살같이 지나가겠지.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는 공부도 잘하고 착해서 그 기나긴 세월을 힘든 줄도 모르고 잘 살아 왔는데…
60이 넘고 보니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저려오기 때문에 허무한 마음 뿐. 노년에는 자식에게 의탁하여 편한 말년을 보낼 것이라고 믿으면서 살았는데… 그것이 잘못된 생각과 착각임을 알았을 땐 현실에 수긍할 수밖에 도리가 없다. 자식이 가까이 살아도 얼굴보기가 힘들고, 전화하고 싶어도 부담스러워 할까봐, 전화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놓았는지(?)

친구와 대화 중에 누구네 딸은 엄마한테 메세데이즈 벤츠 자동차도 사주고 아파트도 사준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엔 딴 세상 얘기인 것 같다. 벤츠, 아파트도 필요 없고, 지금처럼 예쁘게, 건강하게 열심히 살아주기만 진심으로 바랄 뿐이
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노년기에 가장 많은 상실을 경험한다고 한다. 따라서 노년이야말로 어느 시기보다도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나이 듦을 이해한다면 인생에서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시기의 노년기를 두팔 벌려 맞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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