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정한 치매 예방책

2009-11-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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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 배(CCM 의료재단 홍보이사)

매주 발간되는 한 경제 주간지에 신기한 기사가 실려 읽은 기억이 난다. 경제가 무너지자 많은 사람들이, 궁여지책 내지 새로운 도전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비지니스를 소개한 기사였다. 5%에 달하는 미국 부유층 노인들이 철새처럼 국내외로 11월에서 3월까지 따뜻한 곳으로 이동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뉴질랜드나 멕시코 같은 경우는 미국 휴양지에서 지내는 것보다 생활비가 싸게 먹히고 영어로 소통을 하는 이점이 있어 매우 인기가 있는 곳이며 국내 휴양지로는 프로리다를 들었는데 그곳에서 베이비 부머를 상대로 돈을 버는 직종을 소개한 글이다. 으리으리한 집들이 숲속에 숨겨져 있고, 그 동네 집앞에는 ‘24시간 파킹 금지’라는 싸인이 붙어 외부에서 이방인이 잠시라도 머무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무성한 야자수 위에서는 아름다운 새들이 작은 소리로 노래하고 멋지게 펼쳐진 숲길에서, 젊은 몸매에 비싼 운동복을 입고 걷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멀리 뒤로는 한 리무진이 그들이 가는 방향을 쫓아 가만히 그리고 조용히 따르고 있다. 그 리무진에는 2-3 명의 사람이 남자가 컴퓨터 노트북을 무릎에 놓고 멀리 앞선 그들을 주시하고 있다.


차안에 있는 이들은 걷거나 뛰면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칸트랙을 맺고 일하는 사람들로 일종의 성인 베이비시터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리무진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들은 치매를 앓고 있는 그들을 도와주고 큰돈을 지급받는다는 새로운 직종의 기사이다. 베이비 부머들의 치매의 증상이 언제 어느 때 유발될지 자신도 예측할 수가 없어 항시 집을 나설 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들을 따르게 하는 서비스다.노인학을 전공하는 전문가들 대부분이 “치매(Dementia)는 질병이 아니고 여러 가지 원인에 대한 제반증상이다” 라고 치매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치매와 정신적인 노화현상(Aging)이 흔히 혼동이 되고 있으나 정상적인 노화현상은 그 속도가 일반적으로 더 느리게 나타난다. 치매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들 수 있으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알츠하이머(질병)’에서 오는 갑작스런 변화이고 뇌졸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예도 흔하다.

심해지면, 식사를 할 때 수저를 집지 않는다거나 화장실 사용법을 잊어먹고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오지 못하고 급기야는 음식을 씹어서 삼키는 것조차 잊어먹게 된다. 이민을 온 우리들에게는 가장 많이 일어나는 증상으로 나이가 들어 일상생활에 관심이 없어지고 취미생활도 하지 않고 외부와 접하는 것을 차단하며 주위의 사람 및 가족에 대한 의심이 심하게 되는 등등 일종에 이민자가 흔히 겪는 ‘정서장애’에서 간혹 올 수 있는 현상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치매보다 나에게 보여진 안타까운 케이스의 치매증상은 얼마전 치러진 한인사회 지역구의 선거 결과이다. 많은 1세대 한인 베이비부머들이 진정한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 시의원 선거. 우리끼리 뭉치지 않고 그 작은 표밭을 배분한 결과 훌륭한 젊은 한인 후보들은 와르르 소리를 내고 무너져 버렸다. 얼마나 쓸모없는 논쟁이 초래한 결말
인가?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지키고 우리가 서로 돕는 길만이 치매에 걸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진정한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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