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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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2009-11-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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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봉(락클랜드)

신문이나 TV에서 접하게 되는 우울한 미국 경제 뉴스의 온갖 지표, 즉 증권시장의 Bear Market, GDP의 마이너스 성장률, 대형 투자은행들의 몰락, 26년만의 높은 실업률 등을 열거할 것도 없이 우리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풍경들이 나를 좀 우울하게 만든다.아침이면 직장을 가게될 때 사는 집이 골목 끝이라 운전하면서 여러 집들을 지나가게 되는데, 집집마다 내다놓은 수거하기를 기다리는 쓰레기통과 파란색 리사이클 통도 거의 채우지 못하고
내놓는 집들이 허다하다. 또 하나의 현상은 인구 성장에 뒤질새라 웬만한 타운마다 우후죽순처럼 세워진 대형 몰의 변화다.

공휴일이나 큰 할리데이 때면 쇼핑객들이 몰앞의 넓은 파킹 랏에서 조차도 차를 주차하는데 곤란을 겪었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요즈음은 드문드문 세워 둔 차들로 인해 한가하게 보일 때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소매업이나 도매업 또는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업주도 많이 경험했을 줄 믿는 소비자들의 쇼핑 태도의 변화다. 이전 같으면 가격보다는 제품의 품질과 실용성, 제품의 생산지, 그리고 소비자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 등을 가격에 우선하여 선택했겠지만 요즈음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상품의 선택 기준이 상품의 가격인 것을 느꼈을 것이다.

대부분 상점에서 쇼 윈도우앞에 ‘Clearance Sale’ 광고가 부쩍 늘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내가 너무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미국 경제를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많이 줄어버린 것을 부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전처럼 집집마다 쓰레기통과 Recycle통에 물건들을 그득 그득 쌓아 내다놓고 대형 몰에는 차를 파킹할 수 없을 정도로 쇼핑객들로 붐비고 ‘Made in China’보다는 ‘Made in U.S.A’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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