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일의 유혹’ 에 넘어가 줄까?

2009-11-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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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백화점 세일 즐기기

▶ 신상품도 정가에 사면 바보?

아무리 유혹을 해도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 탓인지 백화점과 패션 스토어들의 세일 행진이 멈추질 않는다.

분명 지난주에 20% 세일하던 ‘신상’(신상품)들이 오늘 다시 보니 30~40%까지 내려간 게 아닌가. 애프터 땡스기빙이나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 때나 보이던 추가 할인폭도 점점 커져 지난 주말엔 이미 30~40% 세일한데서 추가로 40%까지 해주는 곳도 심심찮게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애프터 땡스기빙은 말해 뭣하겠는가. 이미 어제 세일행사에 가 본 이들은 알겠지만 작년만 해도 어림없던 최신상들이 벌써 최고 40% 할인 태그를 떡 하니 가슴에 단 채 가판대에 올랐다. 스산한 계절 만큼이나 사실 지갑 사정은 쌀쌀하지만 이 ‘살인적’인 할인행사에는 사실 눈 딱 감고 있기란 쉬운 노릇이 아니다. 더욱이 이미 이번 시즌이 시작되면서부터 딱 점찍어 뒀던 상품들이 다만 얼마라도 세일 테그가 붙었다면 그 유혹을 이기기란 다이어트 중 꿈에도 그리던 쇼콜라 무스 앞에 섰을 때와 같은 강도의 망설임이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겨울 세일시즌이 도래했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세일 폭은 사상 최대이며, 세일 상품 또한 그럴 수 없이 알차졌다. 그래서 주머니 사정은 그리 좋지 않지만 잘만 하면 말 그대로 좋은 상품을 정말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오늘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겨울 세일 짱짱하게 즐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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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겨울 세일 시즌이 도래했다. 이번 시즌 백화점 세일은 사상 유례없는 최대 세일 폭과 최신상품까지 포함하고 있어 꼼꼼히 따져 발품을 팔면 원하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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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상품도 30~40%
추가 할인 기회도 상당수
예년과는 확실히 달라

삭스나 노스트롬 등은
매장에 제품 없을 경우
타 매장서 무료배송까지

■ 요즘 세일 경향은

요즘 주말에 백화점엘 가보면 세일행사가 없는 때가 없다. 지난주엔 20% 했던 세일이 이번 주엔 다시 추가 25% 할인이란다. 결국 정가의 반값이며 가을 신상을 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월별로 새 상품이 들어오면 백화점들은 백화점 카드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프렌즈 앤 패밀리 데이’라는 이름하에 이제 막 들어온 따끈따끈한 신상들까지 거의 전 품목을 20%정도 할인해 주는 행사도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어디 그뿐인가. 고급 백화점들은 봄철이나 한번 하는 화장품 할인행사까지도 전례 없이 펼치고 있는 수준이어서 그야말로 ‘할인 천국’이 우리 곁에 도래 한 것이다.

즉 보통 이월 상품이나 시즌 지난 상품이 세일 대에 오르거나, 눈 씻고 찾아봐야 맘에 드는 것 고르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인 예년 세일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또 프리 세일(pre-sale)의 경우 빈도 수도 늘었고 내용도 알차졌다.

프리 세일이란 말 그대로 미리 하는 세일로 일단 오늘 계산을 하고 나서 픽업은 백화점이 지정하는 날짜에 와서 하는 것이다. 보통 이 프리 세일은 픽업 일주일 전부터 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이는 보통 전국 체인을 가지고 있는 백화점들이 그렇다는 것이고 일반 부틱이나 체인 스토어에 이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특히 나름 명품 혹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스토어일수록 신상 세일은 거의 없다. 따라서 요즘 같은 때는 ‘지금 당장 사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아이템이 딱 그 스토어 밖에만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백화점 샤핑이 훨씬 더 절약의 지름길이다.

■ 세일, 제대로 뽑아 먹기

요즘은 일단 최신 상품이라 해도 기본적으로 세일 폭이 20%는 되기 때문에 정가에 물건을 사면 바보처럼 보일 정도다. 만약 이번 시즌 들어서면서부터 위시 리스트 혹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 리스트 0순위에 있는 것을 꼭 사야 한다고 생각이 들면 일단 모든 백화점 윈도 샤핑부터 시작해야 한다. 발품 파느니 그냥 제값 내고 사겠다고 생각하는 ‘재벌녀’들이 아닌 이상 그게 온라이든 오프 라인이든 일단 대충 훑어보고 난 다음에 지갑을 여는게 좋겠다. 즉 어떤 신상의 경우엔 삭스 핍스 애비뉴에선 세일 중이지만 니먼 마커스에선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메이시에선 20% 할인이지만 블루밍데일에선 30%나 할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아이템이 크리스마스 파티에 입을 칵테일 드레스이거나 가죽 혹은 퍼 재킷이라면 그 10% 차이로 몇 백달러가 왔다 갔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노스트롬 같은 백화점에선 프라이스 매치(price match), 즉 같은 상품이 어느 백화점에서 할인 중이라면 자신들이 정가에 팔더라도 같은 가격에 주는 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볼만도 하다.

■ 세일 정글에서 서바이벌 하기

사실 그게 신상이든 고가의 ‘투자 아이템’이든 일단 다만 20%라도 할인을 시작하면 사이즈나 원하는 컬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가장 확실한 ‘득템’(아이템을 얻는 것)의 길은 발품 팔아 죽기살기로 득템하는 것이지만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럴 땐 일단 백화점 직원에게 전국 다른 체인에 원하는 상품이 없는지 알아 보는 게 가장 우선 순위다. 삭스나 노스트롬의 경우엔 전국 다른 체인에 그 상품이 있다면 무료 배송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당장 내일 입을 옷만 아니라면 일주일의 인내를 가지면 된다.

또 무조건 풀 죽어 매장을 쓸쓸히 빠져 나오기 전, 직원에게 혹시 누군가 반품할지도 모르니 그 사이즈가 생기면 전화를 해달라는 부탁하고 전화번호를 남기면 된다. 이런 ‘행운’이 어떻게 찾아오겠는가 싶지만 막상 해보면 의외로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맞다. 눈치챘을 지도 모르겠지만 세일의 정글을 떠나 샤핑이라는 망망대해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인적 네트웍이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매장 직원과 통성명은 기본이고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고 세일행사 때 그 전에 연락해 달라고 말하고 지금 원하는 옷이 정가에 판매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세일 땐 반드시 연락해 달라고 당부하는 센스도 잊지 말자. 간혹 고급 백화점의 ‘시건방진’ 몇몇 직원들의 경우 시큰둥한 표정과 직면할 수 있지만 그건 당당한 고객의 권리이기도 하고 사실 요즘 같은 경기엔 그들도 세일이든 정가든 팔고 보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친절하게 메모를 받아 준다.

사실 한정된 자원과 인기 상품, 그리고 세일가격이라는 여성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이 모든 것을 상품을 득템하기 위해선 정글 서바이벌이 무색한 치열한 두뇌싸움과 정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지만 절약의 길, 득템의 길은 이렇게 멀고도 험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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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디 매장에서 그녀가 하는 기도제목은 뭘까? 명품 브랜드들도 세일 폭이 커지고 있는 추세여서 백화점 직원에게 잘만 이야기해놓으면 위시 리스트를 ‘득템’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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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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