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감사의 능력

2009-11-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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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일본의 마사루 에모토 박사는 생각이나 느낌, 그리고 음악이 물의 결정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놀라운 실험성과를 발표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얼음의 결정체를 여러 상황에 노출시켜 그 변화를 고성능 현미경으로 촬영하여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통하여 소개했다. 에모토 박사는 물을 얼려 튜브에 담아 앞에 놓고 ‘사랑‘ ‘감사‘와 같은 긍정적인 단어를 반복해서 말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이번에는 아무 말도 건네지 않은 물의 결정체와 비교해 보았다.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사랑과 감사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할 때 물의 결정체가 규칙적으로 선명하며 정교해지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모양은 아름다운 레이스 모양이었다.

반면 다시 물에게 “너는 내게 상처를 주었어, 너를 죽여 버릴거야‘ 라는 격한 말을 반복한 후 결정체의 반응을 보았다. 그 말에 물의 결정체는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에모토 박사는 이 결정체가 매우 뒤틀리고 파괴적이며 분열된 상태를 보였다고 표현했다. 몇 마디의 언어로도 물의 결정체에 이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강력한 의지를 담은 감사의 언어는 우리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모른다. 실제로 의학적으로도 이런 결과는 이미 거론된 바가 많이 있다. 감사의 마음은 평온한 심장을 유지하게 하고 분노와 원망의 마음은 불규칙하고 혼란스런 심장의 박동을 가져온다.


요즘같이 삶이 어렵고 힘든 때 감사하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은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려울 때 일수록 마음을 다스리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감사의 단어를 더 많이 부르짖으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화는 내면 낼수록 더욱 화날 일만 생기고 감사는 하면 할수록 더 많이 감사할 일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먹고 마시고 일하고 잠자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자연스레 오고 가는 이 모든 피상적인 것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돌아가는 사실들도 생각해 보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기 보다는 불평이나 원망쪽으로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리에게 매일 매일 주어지는 소중한 시간에 부딪치는 자연이나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 불평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행복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감사해서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그것이 진정한 감사의 고백이다. 그래서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는 평생 감사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다. 행복과 불행은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행복하다 생각하면 행복한 삶이 될 것이요, 모든 것이 불행하다 생각하면 불행한 쪽으로 인생이 굴러간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문이 없던 곳에 행복의 문이 저절로 열린다는 것일 것이다. 조셉 켐벨의 ‘내 마음 가는 곳에 행복도 함께 한다’는 말도 같은 내용이다. 결국 내 마음에 감사라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인생이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감사라는 단어에는 에너지의 능력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올해는 비록 어느 때 보다도 힘든 추수감사절이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감사할 것이 많을 것이다. 힘든 가운데서도 이룬 것이 있을 터이고 감사하게 느낄 것이 여전히 많을 것이다. 힘든 가운데 하게 되는 염려와 근심들이 감사로 바뀔 때 우리 인생은 더욱 즐겁고 행복하게 되지 않을까. 경기침체로 마음이 모두 꽁꽁 얼어붙은 이 계절, 아무리 어렵더라도 우리는 주위에 나 보다 더 없는 사람이 있는지,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있는지 돌아보며 감사를 나누는 날이 되도록 해야겠다. 누군가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지 결코 쓸쓸한 계절이 아니라고 말했다. 땅에 구르는 낙엽은 외롭게 떨어져 구르는 것이 아니라 기뻐 춤을 추는 것이고, 귀뚜라미가 귀뚤귀뚤하는 것은 슬퍼 우는 것이 아니라 즐거워서 노래하는 것이라고. 이 계절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넋두리가 아니라 감사의 생각이요, 감사의 노래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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