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청소년들도 “죽고싶다”... 사회문제 대두
2009-11-11 (수)
한인청소년들의 우울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들이 청소년기에 찾아오는 우울증이 사춘기에 오는 일시적인 것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대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때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자해를 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 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뉴욕아동센터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13~18세 한인청소년 5명이 우울증 문제로 상담을 요청해 왔으며 이같은 상담이 최근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부모간의 대화 결렬이 청소년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P군(8학년)은 어머니가 최근 재혼하면서 새 아버지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뺐겼다고 생각, 불면증과 식욕저하, 집중력 저하 등 우울증 증세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런 행동이 사춘기의 단순한 반항정도로 생각, 강압적인 체벌로 다스리려 했고 급기야 P군은 자살충동까지 느끼게 됐다.
L군(10학년)은 얼마전 자해소동을 벌여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던 L군은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급우들에게 왕따를 당하게 되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다 학교에 수십일씩 결석을 하게 됐다. L군의 부모는 이런 L군의 행동을 고치기 위해 대화대신 체벌로 아이를 다스리려했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렀다고 생각한 L군은 자해를 한 것이다.
* 원인 및 대책=이같이 한인 1.5세와 2세들이 겪는 우울증의 대부분은 한국적 사고방식에 길들여져 있는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뉴욕아동센터의 윤성민 부실장은 “부모와의 갈등이 깊은 청소년들은 부모에게도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며 “만약 자녀가 우울증으로 의심될 때는 ‘사춘기의 일시적인 증상이려니’하고 방관하거나 체벌로 다스리지 말고 바로 전문가를 찾는 것이 중
요하다”고 말했다.
백현경 뉴욕가정상담소 상담가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활동 등을 통해 자녀와 신뢰를 구축하고 이야기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습관을 길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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