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줄다리기

2009-11-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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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이어지는 좋은 이자율로 그간 집 값 내리기만 기다리던 바이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추수 감사절과 연말을 앞두고 금년 내로 집을 사려는 바이어들의 문의가 빗발친다.

처음 집을 장만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8천 달러 크레딧이 11월 말에서 내년 4월 말로 연장된 것도 바이어에겐 호재다.


또한 5년 이상 해당 주택에 서 거주한 자가 새로운 주택을 구입할 때도 6천5백 달러를 크레딧으로 받는다.

그래서 어차피 집을 옮기려 맘먹은 바이어들의 행보가 바쁘다.

해마다 지금쯤이면 당연히 여긴 비수기란 말이 무색할 만큼 가격이 좋은 집은 여전히 복수 오퍼가 몰린다.

은행 집과 숏세일 진행 매물을 뺀 정상 매물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픈하우스에도 한동안 뜸했던 바이어들이 몰린다.

금년 초에 비해 집값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땐 집이 팔리지 않아 마켓에 오랫동안 정체해 셀러가 가격 조정을 쉽게 해줬다.


카운터 오퍼 없이 처음 오퍼가격 그대로 딜을 끝낸 케이스가 많았다.

허나 지금은 매물 부족으로 바이어가 선택한 기준에 맞는 집이 한 두 채 밖에 안 돼 오히려 바이어들은 선뜻 결정하지 못한다.

매스컴을 통한 자료엔 집값 하락이 분명한데 막상 고객들의 발길과 마음을 붙잡을 집은 그리 많지 않다.

다운 페이먼트와 살 수 있는 집 가격이 정해진 상태에서 학군 좋고 위치 좋고 대지까지 넓은 집은 정말 없다.

어쩌다 찾은 집이 달랑 하나 뿐일 땐 그 집이 객관적으로 뛰어난 조건을 가졌어도 바이어들의 결정은 더디기만 하다.

내 눈에 괜찮은 집은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라 이 엄동설한에도 복수 오퍼가 몰려 카운터 오퍼가 오가고 리스팅을 웃도는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그래서 여러 번 오퍼에 떨어져 본 고객들 중엔 다운 페이먼트를 늘리더라도 은행 감정에 상관없이 사겠다는 조건을 미리 오퍼에 표시하는 지혜를 보이기도 한다.

지난 달 공교롭게 11개의 오퍼가 몰린 집에 오퍼를 넣게 되었다.

이민 온 지 십 년 가까이 부부가 열심히 일해 모은 다운 페이먼트로 이제야 내 집을 살만한 여유가 생긴 바이어다.

리스팅 가격에서 얼마나 뛸지 모르지만 당연히 보내 준 카운터 오퍼엔 셀러가 가장 가격이 높은 오퍼를 택하겠다는 그야말로 경매 방식의 백지 오퍼를 보내왔다.

Cash 오퍼도 있다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셀러는 투자자 보다 꼭 자기 집을 필요로 하는 바이어를 고르겠다며 세금 보고를 꼬박꼬박 해 온 우리 쪽 바이어에게 사인을 해줬다.

주변 시세를 꼬박 검토해서 지금 매물이 리스팅 가격에서 오르더라도 객관적으로 좋은 매물이라는 설명을 듣고 따라 준 바이어는 단 한 번에 그들이 원하는 집을 장만하게 됐다.

반면 에이전트가 그렇게 권해도 좀 더 나은 집을 고르려다 놓치면 그만한 집을 다시 고르지 못해 나중엔 엉뚱한 집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해 오랜 정체 현상으로 팔리지 않아 일 년 이상을 넘긴 매물이 그나마 제 값 받고 소리 없이 정리되는 요즘 바이어와 셀러 모두 분주하다.

가격 떨어진 매물에 투자자들로 인해 바빠지면서 재고가 없어져 이제 서서히 정상매물에 자연스런 관심이 모인다.

기다리면 더 나은 매물이 나올 거란 듣기 좋은 바램이 요망사항으로 전해진다.
여전히 셀러와 바이어의 가격 줄다리기는 계속된다.

그 중에 내 집이려니 하고 한 보 양보하는 바이어의 센스가 지금 마켓에선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조용하지만 셀러 마켓이기 때문이다.

카니 정 / 콜드웰뱅커 베스트 부동산
(562)304-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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