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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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전도

2009-11-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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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센트럴 커네티컷 주립대학교 경제학 교수)

미국에 이민 온 우리들에게 신앙이 필요한가 하는 질문을 접할 때 다음과 같이 초역(抄譯)한 인터넷 메세지를 참고로 묵상해보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매 주일 예배가 끝난 오후 목사와 그의 열한 살 되는 아들이 시내에 나가 복음 책자를 나누어 주면서 전도를 했었다.그날도 부자가 같이 노방전도를 해야 되는 시간이 되었다. 날씨는 몹시 추웠고,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다. “아빠, 저는 준비가 되었어요.”라고 말했더니, 아버지는 “궂은 날씨이니 오늘은 그만 두자“는 반응이었다.

아들이 물었다. “그럼 저만 가도 되나요?” 아버지는 주저하더니 “갈 생각이 있으면 가보렴. 조심해서 다녀와라.” 하고 아들에게 책자를 주었다. 그 아이는 빗속으로 달려 나갔다. 그는 집집마다 방문하여 복음전도 책자를 나누어 주었다. 두 시간을 다녔는데 옷은 다 젖어버렸고, 몹시 추워졌다. 전도용 책자는 한 권이 남았다. 길가에서 아무나 만나면 주려고 했는데 날씨관계로 행인이 없었다. 걷기 시작했을 때 첫 번째 집 앞에서 현관의 초인종(Door bell)을 눌렀다. 답이 없었다. 몇 번이나 누르고 기다렸다. 마침내 포기하고 그 집을 떠나려다 다시 가서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 주먹으로 문을 두드렸다. 오래 기다렸다 주먹으로 문을 노크했더니 마침내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슬픈 표정을 한 할머니가 서서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하고 물었다.
소년은 미소를 띤 얼굴로 할머니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표현으로, “할머니, 제가 방해가 되었으면 사과드립니다. 저는 다만 ‘예수님께서는 할머니를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말씀과 함께 마지막 남은 전도 책자를 드리려고 왔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과 그의 크신 사랑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일 목사인 아버지가 단상에 올라갔다. 예배 전에 “누구든 간증이나, 한 마디 하고 싶은
분이 계십니까?” 라고 회중에게 물었다. 뒷쪽에서 어느 늙은 부인이 서서히 일어났다.

그 할머니의 얼굴에는 밝은 빛이 있었다. “저는 이 교회에 온적도 없고 아무도 저를 모릅니다. 저의 남편은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지요. 지난 주, 춥고 비가 몹시 내리는 날 저는 막바지에 이르러 삶의 의욕이나 희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날 저는 밧줄과 의자를 갖고 다락방에 올라갔습니다. 밧줄을 지붕 서까래에 묶고 의자에 올라간 후 밧줄을 저의 목에 동여매었습니다. 의자
위에 섰을 때 저는 너무나 외롭고 절망적이었습니다. 막 뛰어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도어 벨 소리를 들었습니다. 좀 놀랐지만 얼마 후에는 가겠지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계속 벨 소리에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누구일까 하고 목의 밧줄을 풀고 내려가 문을 열었을 때 천사같은 소년의 빛난 얼굴을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예수께서 할머니를 사랑하십니다”는 말과 함께 이 책자를 주고 갔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모두 읽었습니다. 다락방에 가서 밧줄도 풀었지요. 저는 행복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교회의 주소가 책자에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어린 천사를 제게 보내주신 데 대해 직접 감사인사를 드릴려구요. 저승으로 갈 뻔했던 저를 마지막에 살려주고 저의 영혼까지 구해주신 은총에 감사할 뿐입니다.”목사인 아버지는 단상에서 내려와 아들을 꼭 껴안아 주었다. 그리고 할머니까지! 온 교인들이 이런 감동적인 간증을 들은 적이 없었다. 노력과 사랑으로 생명을 구해준 사실에 눈이 마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신앙의 귀중함을 모두 재인식하게 되었다. 추수감사절이 있는 11월, 모두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들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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