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 에이전트의 길

2009-10-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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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른 연도와는 달리 캘리포니아의 이상 기온으로 인해 날씨에 관한 이야기가 유난히 많았다. 특히 최근 3주간의 날씨는 현재의 경제상황 만큼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덕이 심했다. 에어컨 키고 히터 키고 다시 에어컨을 켜야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덕분에 여기 저기 많은 분들이 감기로 고생하는 것을 본다. 머지않아 겨울이 되면 추위가 오고 우기가 시작된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독자 여러분은 미리 미리 히터나 지붕을 비롯한 주변을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이번에는 에이전트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

어느 사회집단에서나 정직하고 책임있게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고 그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절로 인상이 찌푸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부동산 에이전트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주변에 열심히 하고 책임있는 행동을 하는 에이전트들을 보면 필자 역시 그 사람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 반대의 사람들을 보면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며 나 역시 저런 면은 고쳐야겠다 다짐을 하게 된다.


부동산을 중계하는 사람은 한 개인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꾸준히 노력하고 자기의 말에 최소한의 책임은 질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최종 결정이 소비자의 몫이고 그 결과 역시 주변 사람들과 에이전트의 몫이 아닌 소비자가 지고가 야할 짐이라고는 하지만 소비자가 바른 판단과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내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한번 더 결정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는 것이 에이전트로서 도의적으로나마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된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많은 손님들이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에 관해 의견을 묻는다. 필자의 경우 많은 조언을 해주되 내 개인의 의견 보다는 항상 주변 움직임과 전반적인 데이터들을 같이 인용해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누구도 시장이 향후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는 장담할 수 없고 또한 어느 시기가 제일 좋은 지를명확하게 안 다는 게 인간으로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그 손님이 주택을 구입하는데 페이먼트의 부담이 있는지, 지금 사는 주택을 어느 정도 보유할 계획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추천한다. 또한 많은 데이터들이 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판단 할 수 있게 도움은 줄 수 있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설명하곤 한다.

현 시점에서 보면 지난 2003년에서 2006년까지는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이익을 보았고 많은 에이전트들 역시 무조건 부동산을 사면 때 돈을 벌 것처럼 광고하며, 그 사람의 경제 여건에 비해 무리한다고 생각해도 만류하지 않고 부추겨 부동산을 소유하게 했다. 때로는 일부 손님들과 에이전트들이 예산에 비해 큰 집을 사려고 하는 손님을 만류하는 에이전트들을 보고 소심하고 무능한 에이전트라고 생각할 정도로 비이성적인 부동산시장이 형성되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의 부동산 침체로 인해 이러한 ‘묻지마’ 투자를 부추긴 에이전트들은 더 이상 신뢰를 잃고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모든 세일즈와 같이 부동산 에이전트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커미션을 받고 생활해 나가는 사람들이다. 남을 속여서 돈을 갈취하는 사람이 아니라 당당히 일하고 노력해서 정당한 대가를 가져가는 직업이다. 인간이기에 작은 이익에 가끔은 흔들리기도 하고 때로는 판단 착오를 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정직한 부동산 에이전트들 조차도 공공의 적인 것처럼 떠들어 대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내 자신과 주변 대다수의 동료들을 볼 때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과 그들이 저렇게 까지 생각하게 된 이유가 뭘까 하며 스스로 반성도 해본다. 하지만 지난 역사가 보여주듯 정직한 에이전트만이 오랫동안 손님에게 각인되어 장수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모든 에이전트가 한 가정의 재산을 내 재산처럼 생각해 손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더욱 더 노력하고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한다.


에릭 민 <뉴스타 부동산>
(818)357-7694
mss101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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