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성수기’시작… 바이어에겐 최적기

2009-10-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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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구입자들을 위한 전문가 어드바이스

주택 시장이 거래가 뜸해지는 비성수기철로 접어들고 있다. 여름철 후끈 달아올랐던 주택 거래가 8월부터 약간 주춤해지는 모습이다. 게다가 첫주택 구입자 세제 감면 혜택이 예정대로라면 곧 마감돼 주택 시장이 연말까지는 한산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인데다 주택 가격도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그동안 주택 구매를 계획했던 바이어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게다가 주택 거래 비성수기에는 대개 급하게 집을 처분해야하는 셀러들이 많기때문에 가격 협상 성공률도 성수기에 비해 높다. 또 비성수기에는 경쟁해야하는 바이어들도 성수기보다 적어 원하는 집을 비교적 수월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전문가들이 이같은 비성수기에 주택 구매에 나서라고 충고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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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가 뜸해지는 비성수기철로 접어들고있지만 최근 낮은 이자율과 경쟁 바이어가 적은 점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주택 구입 적기라고 할 수 있다.

향후 1~2년 수입 염두… 융자 사전심사 필수


■부동산 관련 정책에 귀를 기울인다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과거 어느때보다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첫주택 구입자에게 주어지는 세제 감면 혜택과 주택대출조정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같은 정책이 시행될 때마다 주택 시장이 출렁일 수 있고 시장의 향방을 가늠케 해준다. 최근 첫주택구입자 세제 혜택 프로그램에 대한 연장과 대상 확대 시행 방안 등이 의회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중이다. 조만간 주택 구매 계획이 있다면 결과에 관심을 가져보고 주택 구입시기를 결정해볼 만하다.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모기지 금리 안정화를 위해 패니매와 프레디맥으로부터 모기지담보부증권을 매입하는 안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도 주택 시장 심리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은 일시적이기때문에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얼마든지 시행이 중단될 수 있다. 급변하는 주택 시장 상황에 신속히 대처해 효율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면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에 항상 관심을 기울인다.

■차압매물을 점검한다

주택 차압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8월중에만 약 36만채의 주택이 차압됐고 이같은 차압률은 당분간 수그러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차압률 상승에 따라 은행들이 조만간 차압 매물을 주택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져 그간 주택 구입을 계획했던 바이어들에게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 차압 매물을 구입하려면 몇가지 주의할 점이있다. 가격이 일반 매물에 비해 저렴한 대신 빈 채로 장기간 방치돼 상태가 엉망인 경우 허다하다. 차압 매물 거래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와 함께 일하면 큰 피해없이 거래를 마칠 수 있다. 최근 차압 매물 거래와 관련된 피해 사례가 늘어나자 관련 규정이 강화되거나 새 규정들이 속속 시행되고 있다. 새 규정을 숙지하지 않고 거래를 시작했다가 셀러측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포어클로져닷컴의 알렉시스 맥기 회장은 “차압 매물 거래의 경우 주마다 규정이 다르고 까다롭다”며 “계약서상의 단어 하나만 잘못 이해해도 바로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에이전트를 신중하게 골라야한다”고 충고하기도 한다.

■고용 안정이 우선

최근 실업률이 전국 평균 10%대로 치닫고 있다. 경제 전반적인 여건상 조만간 개선이 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택 구매에 앞서 우선 미래 수입원인 고용 상황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원하는 집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가 하루 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는다면 ‘아메리칸 드림’이 하루 아침에 벗어나기 힘든 ‘굴레’로 전락할 수 있다. 개인사업을 한다면 적어도 1~2년 후까지의 수입 상황을 예측해보고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면 주택 구매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만약 현재 주택 구매 여건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미래 수입이 불확실하다면 당분간 임대를 권한다. 부동산 조사기관 라이스에 따르면 3분기 전국 파트 공실률이 23년래 최고인 7.8%여서 당분간 렌트비 하락이 예상된다.


■융자 사전 심사와 크레딧 상태 점검

서브 프라임 사태 후 은행들이 융자 심사 규정이 무척 까다로와 졌다. 최근에는 기존 주택 소유주들의 모기지 부도율 마저 높아지면서 융자 문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주택 매물 쇼핑에 앞서 융자 사전 심사를 받는 것은 필수다. 사전 심사 과정을 통해 융자 승인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주목적이겠지만 재정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된다. 크레딧 리포트를 발급받아 연체 기록과 점수를 확인한다.

최근 융자 관행상 크레딧 점수가 720점을 넘어야 유리한 이자율이 적용받을 수 있기때문에 필요하다면 크레딧 점수를 개선토록한다. 융자 심사 과정을 거치며 각종 자산 증명서나 세금 보고서 등의 서류를 준비해두면 오퍼 제출시에 다시 챙겨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있다.

■매물 정보 검색에 인터넷을 적극 활용한다

경제면에 자주 등장하는 기사 중 하나가 주택 시장 관련 기사다. 하지만 전국적인 내용을 다루는 기사가 대부분이고 도시별 기사는 접하기 쉽지않다. 좋은 가격에 집을 사려면 적어도 지역의 주택 가격 흐름과 매물의 재고 기간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 일반인도 접속할 수 있는 부동산 관련 웹사이트가 많아져 지역별 부동산 정보 획득이 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대표적인 웹사이트인 질로우나 트룰리아 등은 이미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있고 부동산 전문인들도 이들 웹사이트에 실린 정보를 많이 활용한다. 지역 부동산 정보를 가장 확실히 얻는 또 다른 방법은 지역 부동산 관련 블로그를 검색하는 것이다.

블로그를 사용하면 부동산 정보는 물론 지역에서 일어난 각종 소식 까지 접할 수 있어 주택 구입지로 적합한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부동산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Biggerpockets.com’의 조슈아 도킨은 “지역별 주택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데 블로그가 지름길”이라며 “이웃에서 어떤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어 주택 구입 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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