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년 가주 주택시장 ‘올해와 비슷’

2009-10-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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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거래량 2~3% 증가 바닥 다지기

CAR 2010년 전망보고서


내년도 가주의 주택 시장이 큰 폭의 하락세 없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바닥을 다질 전망이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는 7일 샌호세에서 열린 ‘가주 부동산 중개인 엑스포 2009’을 통해 공개한 2010년 주택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가주의 주택 가격은 소폭 상승하는 반면 주택 거래량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CAR는 2010년 가주의 중간 주택 가격은 올해 예상 가격인 27만1,000달러보다 약 3.3% 오른 28만달러를 기록하고 주택 거래량은 올해 예상치인 약 54만채보다 약 2.3% 줄어든 약 52만7,500채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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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의2010년 주택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숏세일, 차압 매물 등이 주택 거래의 주를 이루는 가운데 주택 가격은 소폭 상승, 거래량은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중간주택 28만달러 예상
숏세일·차압 매물이
전체거래량 3분의1 이상


이처럼 당분간 주택 가격과 거래량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숏세일이나 은행 차압 등 투매, 급매성 매물이 주택 거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주택 거래량 중 약 3분의 1이상이 숏세일이나 은행 차압 매물로 채워질 전망이다. 반면 주택 재고량은 점차 줄어들어 주택 시장 매물의 수요와 공급이 어느정도 균형점을 찾게 되고 따라서 재고 기간은 비성수기의 경우 약 6개월, 성수기의 경우 약 4개월 정도로 단축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중간 주택 가격의 경우 올해 하반기를 거쳐 내년 여름 전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이미 여름철 성수기가 끝나 연말 비성수기로 접어들고 있는데다 첫 주택 구입자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 프로그램 마저 마감시한이 임박해 주택 수요가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여름철 성수기를 기점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 내년도 주택 가격의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 차압 현황, 모기지 재조정 추세, 고용 시장 개선 여부, 가주 정부 예산 문제, 연방 정부 경제 지원 정책 지속 여부 등의 변수에따라 주택 가격의 상승폭이 조정될 수도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보고서는 2009년도에 달라진 가주 주택 시장의 동향을 보여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도 첫주택 구입자의 비율은 약 47%로 전체 주택 구입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는 95년도 이후 가장 높은 비율로 이는 오바마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첫주택 구입자 세제 감면 혜택의 결과로 풀이된다. 만약 프로그램 연장안이 통과돼 시행된다면 첫주택 구입자 증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급격히 위축된 융자 시장의 실태가 잘 드러났다. 올해 주택을 구입한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약 58%가 융자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고 에스크로를 열었으나 마감하지 못한 이유중 약 41%가 바이어가 융자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엄격해진 융자 심사로 컨벤셔널 융자가 힘들어지자 많은 바이어들이 정부 보증의 FHA론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첫 모기지 대상자중 약 32%가 FHA론 이었으며 FHA론의 대부분은 중간 가격 26만1,500달러대의 저가 주택 구입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주택 융자 부담에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응답자의 약 30%가 모기지 페이먼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8%는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때문에 이미 임대 주택으로 이사했다고 답해 앞으로 숏세일이나 차압 매물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재융자의 어려움과 변동 이자율에 따른 모기지 페이먼트 급증으로 급매성 매물이 늘면서 주택 처분으로 손실을 입거나 매매 차익의 폭도 큰폭으로 줄고 있다. 지난해 거래된 매물 가운데 약 69%가 최초 리스팅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됐으며 할인폭은 중간 주택 가격을 기준 약 4.6%로 조사됐다. 올해 주택을 처분한 소유주 중 처분으로 인해 오히려 손실을 입었다고 답한 소유주는 약 33%였으며 매매 차익은 평균 약 5만달러로 2005년 22만달러의약 4분의1수준으로 떨어졌다.

저가격대 위주의 급매성 매물이 늘면서 오퍼가 2개 이상 제출되는 현상도 다시 늘고 있다. 올해 거래된 주택의 절반 가량이 복수 오퍼를 통해 매매됐고 거래된 매물 한채당 평균 5개의 오퍼를 제출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융자 없이 전액을 현찰로 구입하는 ‘캐시오퍼’ 현상도 두드러져 올해 거래된 주택의 약 20%가 캐시오퍼를 통해 매매되기도 했다.

한편 서브 프라임의 사태의 주범으로 지적되는 ‘노 다운페이먼트 융자’는 크게 줄었다. 2006년 당시 40%에 육박하던 ‘노 다운페이먼트’ 주택 구입자들이 올해는 약 5%로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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