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간의 조건’ (The Human Condition·1958~61)

2009-09-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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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국주의와 인간성의 희생 그린
감동적인 대하 반전 영화

전쟁과 군국주의의 횡포와 그것에 의해 희생되는 인간성을 처절하도록 사실적이요 강렬하고 또 감동적으로 그린 대하 인간 드라마로 일본의 마사키 코바야시 감독(‘하라키리’ ‘크와이단’)의 9시간30분짜리 걸작 반전영화. 원작은 준페이 코미카와가 쓴 동명의 6부작 소설.

일본이 만주를 침공했을 당시인 1943년. 이상주의자로 정의심 강한 광업회사원 카지(타추야 나카다이-‘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 ‘란’)가 만주지사로 파견된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여자 미치코가 있다. 그는 여기서 중국인 노동자들이 당하는 학대와 혹사에 반발했다가 반동으로 찍혀 군에 징집 당한다.

카지는 군의 온갖 횡포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소신과 도덕성을 포기하지 않는데 이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다. 전선에 투입된 카지는 소련군의 포로가 된 뒤 수용소에 갇혔다가 탈출한다. 상거지 꼴을 한 카지는 미치코가 있는 조국을 향해 눈보라가 치는 만주벌판을 터덜터덜 걷다가 추위와 허기에 지쳐 쓰러진다.

모든 전제적이요 독재적인 것에 대한 준열한 비판이자 한 개인의 실존적 비극으로 흑백촬영과 연기 등이 뛰어나다.

제1부 ‘이 보다 더한 사랑은 없다’ 제2부 ‘영원에로의 길’ 제3부 ‘군인의 기도’.

4장 디스크의 박스 셋에는 ▲코바야시 감독과의 비디오 인터뷰 ▲아직 생존해 있는 나카다이와의 새 비디오 인터뷰 ▲일본 극장용 예고편 ▲영화에 관한 글을 담은 팸플릿 등이 수록됐다.

80달러. Crite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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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가 애인 미치코와 함께 중국인 강제 노동수용소 앞에 서 있다.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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