쟌 리 컨트리 와이드 세일즈 매니저
한인들이 많이 애용하는 포털 사이트들을 가끔 방문 해보면 항상 느끼는 점이 있다. 사이트 사용자들 각자의 제한된 경험과 지식으로 질의자들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질문들을 너무도 쉽고 간단히, 그리고 명쾌하게 답해준다.내 몸에 이상한 신호가 발견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첫 번째 조치는 믿을만한 의사와의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다. 은행 융자도 마찬가지다. 특히 1000~2000 달러도 아니고 몇 십만 규모의 자금을 조달 받는 채무자가 전문 지식이 있는지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고, 이들로 부터 제시된 답들의 정확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포탈사이트에서 흔히 거론되는 “이런, 저런 융자 가능합니까?”라는 표면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미국에서 살면서 꼭 알아야 될 주택 융자 시장에 대한 기본 지식을 제공하고자 한다.미국의 주택금융시장은 크게 1차 시장과 2차 시장으로 분리되어 있다. 1차 시장은 일반인과 은행사이에서 돈을 빌려주고 받는 관계이고, 2차 시장은 은행이 다른 투자자에게 채권(돈 받을 권리)를 팔고 사는 관계이다. 쉽게 예를 들어, Bank of America(BofA)
은행이 주택융자를 해주기 위해 설립되었고, 자본금으로 100만달러를 가지고 있다 가정하자.
집을 사기 위해 융자가 필요한 사람들이 이 은행을 찾아 각각 1만달러씩 빌려갔다고 하자. 100명의 고객이 1만달러씩 빌리고 나면 BofA 은행은 자본금 100만달러가 바닥나게 되고, 101번째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기 위해서는 어디선가 돈을 빌려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은행은 손님들에게 30년을 빌려주는 대신, 대출기간을 5년, 3년 또는 1년으로 제한하여 자금의 회전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짧은 대출 기간의 높은 상환액으로는 다양한 고객층을 포용할 수 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원활히 운영될 수 없다.
그러나 다행히도 AZ 생명보험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보험료를 다달이 받아서 잘 운용을 한 후 이익을 남겨서 나중에 보험 가입자가 사고를 당하거나 사망하게 되면 보험료를 지불한다. 문제는 보험 가입자가 언제 사망할지 모르니 젊어서부터 불입하고 있는 보험료를 어떤 식으로든 장기 운용상품에 투자해서 꾸준히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생명보험회사는 주식, 채권과 같은 단기 고수익 상품 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같은 장기 투자 상품에도 당연히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BofA는 100명 고객에게 빌려 준 돈에 대한 채권(돈을 받을 권리)를 AZ 보험사에 팔게된다. AZ 보험사는 100만달러를 BofA에게 빌려주는 대신 고객들로부터 매월 이자를 받게 된다.
이렇게 해서 BofA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은 고객들은 AZ 보험사로부터 매월 모기지 상환을 하라는 청구서를 받게 된다. 고객들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시장을 1차 시장이라 하고 은행이 채권을 다른 투자자에게 파는 시장을 2차 시장이라 한다. 2차 시장에는 보험회사 뿐만 아니라 각종 연기금, 투자은행 및 일반 은행들도 포함된다.예를 들어 BofA가 예금을 받아 이자로 소득을 거두기도 하고, 융자를 해 줘서 매출을 올리기도 하지만, AZ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장기 투자 목적의 모기지 채권 매입도 할 수 있다. 이런 2차 시장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은행은 돈을 여기저기서 끌어다가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고, 그러다 보니 20년, 30년, 40년 등 장기 융자 상품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런 2차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모든 대출 상품이 1년, 3년, 5년 등의 단기로 운용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울러 2차 금융 시장이 활발히 움직임에 따라 예전 같이 쉽게 찾아 볼 수 는 없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서류 자체를 요구하지 않는 NO DOC 또는 FOREIGN NATIONAL(외국인 융자) 프로그램, 그리고 STATED INCOME 융자(세금 보고서 대신 융자 신청서에만 명시된 소득) 프로그램 등이 가능 한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조건을 갖춘 고객에게도 융자를 해 줄 수 있도록 그런 틈새시장(Niche market)에 투자를 하는 투자자 그룹 또는 은행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대신
그들 투자자는 이같은 고객층의 상대적 위험도를 감수하기 위해 높은 수익을 요구하게 되므로 높은 이자율 또는 Loan Origination Fee와 같은 수수료를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은행이 어느 투자자와 관계되어 있는가에 따라 각 은행이 가지고 있는 상품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BofA은행은 내게 융자가 된다는데 Z은행은 안된다고 하거나, 이자율이 자꾸 달라지는 것이다. 어디는 30% 다운하면 세금보고서 없이 된다는데 어디는 35%를 해야만 한다던가, 아예 그런 융자를 안해 준다는 이야기 등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