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플레임과 시트론’ (Flame & Citron)

2009-08-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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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½


전설적 두 레지스탕스 요원의 실화


나치 점령하의 홀란드 레지스탕스 활동을 그린 ‘검은 노트북’과 유사한 영화로 덴마크의 전설적인 두 레지스탕스 암살 요원들인 플레임과 시트론의 실화. 이들의 대담하고 가차 없는 적과 적의 동조자에 대한 암살 활약을 매우 진지하고 어둡게 그렸다.


시종일관 운명적이요 비극적인 분위기를 지녔는데 암살행위가 폭력적이요 무자비하나 가급적 유혈폭력 영화의 싸구려 자극성을 배제하고 사실적으로 다뤘다.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데 한편으로 정치적 암살과 살인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고도 있다.

빨강머리 때문에 플레임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23세의 플레임(투레 린드하트)과 결혼해 어린 딸을 둔 안경을 낀 시트론(매즈 미켈슨-007영화 ‘카지노 로열’의 악인)은 덴마크 레지스탕스의 암살요원들. 영화는 둘의 1944년 5월부터 10월까지의 활동을 그리고 있다.

서로 닮은 데라곤 없는 둘은 나치와 나치 동조자들을 수없이 살해, 게슈타포 사령관 호프만(크리스티안 베르켈)의 체포대상 제1호들이다. 둘은 잠복해 있거나 목표의 집을 방문, 임무를 완수하는데 그 수법이 대담무쌍하기 짝이 없다.
플레임은 냉정한 편인 반면 항상 땀을 흘리고 수염이 덥수룩한 시트론은 다소 불안해 보이나 임무수행에 있어서 둘은 맹목적이다.

둘은 수배령이 내린 가운데도 레지스탕스 요원들과 호프만 등 나치들이 자주 드나드는 카페에 버젓이 나타나는데 그런 행위가 과연 용기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생명을 포기한 사람들의 자포자기적 행위인지 알쏭달쏭하다.

이들은 민간인 집의 별채에서 생활하면서 레지스탕스 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암살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플레임은 암살 목표인 금발 미녀 케티(스티네 스텐가드)를 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케티는 이중첩자.

한편 나치의 패전 기운이 점점 짙어지면서 둘의 암살행위도 더욱 무모하고 대담해지고 이에 대한 나치의 보복행위도 더욱 잔인해진다. 그리고 플레임과 시트론은 암살행위가 가져다주는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린다. 그리고 둘은 종전을 얼마 앞두고 나치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다.

미켈슨과 린드하트가 차분하게 가라앉은 연기를 해 극적 긴장감을 조성한다. 올레 크리스티안 맷슨 감독. 성인용. 일부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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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임과 시트론(왼쪽)이 암살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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