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뇨’ (Ponyo)

2009-08-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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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½(5개 만점)

“아, 바다 위 세상이 보고 싶어”
인간 구원으로 끝나는 환상적인 만화영화

오스카상을 받은 일본의 베테런 만화영화 감독 하야오 미야자키의 경이로운 작품으로 얘기는 재미있고 그림과 색깔은 몹시 아름답다. 미야자키는 그림을 손으로 그리는데 마치 어린이들이 그린 듯한 단순한 그림과 디자인이 영화의 순진성과 신비함을 썩 잘 표현하고 있다.

많은 미야자키의 영화들처럼 이것도 인간에 의한 지구와 자연생태계의 파괴를 염려하고 있는데 끝에 가서 낙관적으로 인간들은 구원된다. 영화는 완전히 자연을 위한 찬미처럼 바다와 땅과 하늘 그리고 달 등이 큰 구실을 하는데 내내 맑고 투명한 자연의 요소를 들여 마시는 것처럼 상쾌한 기분이다.

동화 ‘인어공주’의 얘기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참으로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독창성을 지닌 영화로 영화의 마법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환상적인 작품이다. 스케일 큰 신화적 요소마저 지녔는데 활기차고 환상적인 데다가 천진난만해 보고 나면 영혼이 시원해지고 몸 안에 에너지가 가득 차는 경험을 하게 된다. 비록 주인공들은 아주 어린 아이들이지만 또래의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동심과 환상의 세계에서 즐겁게 노닐 수 있는 별나게 재미있는 영화다.

주인공은 바다 속에 사는 작은 금붕어 소녀 브륀힐데(바그너의 오페라 ‘링’사이클의 인물)로 금붕어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빨간 드레스를 입었다. 활기차고 명랑한 브륀힐데는 자기보다 훨씬 작은 수백명의 자매들과 함께 거품 속에 산다.

브륀힐데(노아 사이러스 음성)의 아버지(리암 니슨의 음성 연기가 멋있다)는 장발의 멋쟁이 마법사로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인간들을 미워한다. 그래서 딸들을 거품 속에 가둬놓다시피 한 것인데 호기심이 많은 브륀힐데가 어느 날 바다 위 세상이 보고 싶어 해파리를 타고 뭍에 오르면서 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브륀힐데는 뭍에 오르기 전에 해저 쓰레기 수거 그물에 걸리는데 이를 구해 주는 소년이 5세난 똑똑하고 씩씩한 소수케(프랭키 조나스). 소수케는 바닷가 높은 언덕 위의 집에서 거의 말괄량이처럼 활기 찬 어머니와 화물선 선장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데 아버지는 배를 자주 타 집을 자주 비운다.

소수케는 예쁘게 생긴 브륀힐데에게 단숨에 반하면서 금붕어에게 포뇨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리고 포뇨는 소수케처럼 활발한 작은 소녀로 변하고 소년과 소녀는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포뇨는 딸을 찾으러 온 아버지에 의해 다시 바다 속으로 내려가게 된다.

자유의지가 강하고 반항적인 데다가 다분히 제멋대로인 포뇨는 소수케가 그리워 집을 탈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버지가 비장한 마법의 묘약을 누출시키면서 지구 생태계의 균형이 파괴된다. 그래서 쓰나미가 일어나는데 포뇨는 묘약 때문에 거대한 물고기로 변한 동생들의 등을 타고 소수케를 찾아 달린다(물고기는 파도로도 변하는데 포뇨가 물고기와 파도를 타고 달릴 때 바그너의 ‘링’ 오페라의 음악인 ‘발키리의 비상’이 연주된다).

자연환경의 변화로 달이 지구로 너무나 가깝게 내려와 바다의 수면이 급격히 오르고 쓰나미로 섬은 수장된다. 이제 인간을 죽음에서 구해내야 할 일을 할 사람은 포뇨와 소수케. 둘은 본성은 착한 포뇨의 아버지와 백의의 거대한 선녀와도 같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섬사람들을 모두 위험에서 구출한다. 본 얘기 외에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다. 케이트 블랜쳇, 맷 데이몬, 티나 페이, 클로리스 리치맨 등이 음성 연기를 한다. G. Disney.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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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금붕어에서 인간 소녀로 변한 포뇨는 뭍의 소년 소수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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