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한수미의 댄스 스토리 (14) 몸으로 이해하기
2009-07-31 (금)
볼룸댄스의 스탠더드 댄스는 크게 왈츠, 비엔나 왈츠, 탱고, 폭스 트로트, 퀵스텝 등 다섯 종목으로 나뉜다. 이중에서도 탱고는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춤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탱고는 아주 스타일리시 하면서도 절제된 동작에 의해 경쾌한 것 같으면서 비장한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2/4 박자로 동작이 절도 있게 끊어지며 열정을 뿜어낸다. 춤 중에 왈츠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하는데 하나는 슬로우 왈츠(Slow Waltz)이고 다른 하나는 빠르게 추는, 비엔나 왈츠(Viennese Waltz) 이다.
특히 왈츠는 독일어로 ‘파도치듯 위 아래로 물결치듯이’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라이징(rise)과 떨어짐(fall)을 하면서 우아하고 품위 있게 추는 춤이다. 빠른 템포의 비엔나 왈츠는 끊임없이 회전을 한다는 점에서 보는 사람이 매우 단순하다고 생각이 들겠지만 실제로 춤에서 회전을 한다는 것은 몸이 이해를 해야 동작이 되기 때문에, 기초적인 슬로우 왈츠의 기본을 익히고 난후, 즉 몸의 무게중심 이동을 해서 밸런스 컨트롤을 할 수 있다면 서서히 시도해 볼만하다.
결혼커플 중에도 First Dance 로 Slow 왈츠를 멋지게 추어보고 싶다는 학생은 집중적으로 밸런스 잡는 연습을 꾸준히 하더니, 하루는 집에서 설겆이를 할 때 한발을 까치발로 밸런스를 잡고 어느 정도 있다가 또 다른 발로 밸런스를 잡는 것을 반복하면서 훈련했다고 한다.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지하철 안에서도 밸런스 연습을 꾸준히 했더니 어느 날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 학생이 나름대로 짜투리 시간에 노력해서 하나하나 터득해 가는 것을 보면서 배우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다시금 강조를 해준 기억이 난다.
영화 ‘Shall We Dance?” 에서 남자주인공 리차드 기어가 학원에서 배운 스텝을 잊어버릴까 염려되어 회사의 책상에 앉아 두발로 스텝을 연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한가지에 몰두하다 보면 그러한 행동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댄스 경연대회에 나가기 하루전에 기차를 기다리다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퀵스텝(Quick Step)을 연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춤이란 이처럼 몸으로 동작을 익혀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는데 댄스를 배울 때에 단계가 있는 체계적인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어려운 난위도의 스텝만을 익혀서 화려한 스텝만 구사한다면 머리만 복잡해지고 좋은 동작이 나올 수가 없다. 단계적으로 레벨에 맞추어 천천히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며 근육이 이해한다면 저절로 어느 시점에서 터득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