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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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한수미의 댄스스토리(12)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의 만남

2009-07-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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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 어느 여름 우리 마사그래함 무용단은 뉴욕 시즌에 올릴 새로운 작품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리허설 디렉터로부터 스페셜 게스트가 온다는 말을 듣고, 단원들은 누군가 궁금해 했었다. 알고 보니 약간 마른 몸매에 검정색 진 바지를 말쑥하게 차려입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었다.

그 당시 예술을 사랑하는 연예인들은 마사그래함의 인간 내면의 갈등을 심도 있게 표출해내는 그녀의 작품에 매료되어 그래함 여사에게 자신의 존재도 알릴 겸 스폰서를 서기도 했었다. 마돈나와 폴 뉴만, 그레고리 팩 등이 그들이다. 그중에 가수 마돈나는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여 무용가가 되고싶어 마사그래함 스쿨에서 다년간 수학하기도 했었다. 마이클 잭슨이 마사 그래함 무용단에 스폰서를 하게 됨으로써 마사그래함 측에서는 그의 답례로, 공연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작품의 리허설을 마이클 잭슨을 위해 마사 그래함 센터에서 특별 공연을 열었었다. 이때 보여준 작품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 Rite of Spring) 이었다.

이 작품은 웅장한 음악과 함께 박진감이 넘치는 작품으로 무대가 아닌 연습실에서 단원들의 리허설을 지켜보고 난후 마이클 잭슨은 상기된 얼굴로 ‘이렇게 힘이 있고 역동적이며 스팩터클한 춤은 본적이 없다’ 고 하며 깊은 찬사와 존경을 말했다. 그리고 리허설이 끝난 후 단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언제든 다시 찾아오겠노라고 하면서 돌아서는 그의 해맑은 미소가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다. 내가 아는 안무가 중에서 미국의 흑인으로 구성된 앨빈에일의 무용단에서 주역으로 은퇴한 무용가가 있다. 안무가로 유명한 그는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을 춤으로 멋지게 승화시켜 준 장본인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스릴러’(1982) 앨범에서 안무를 맡았을 때 현대 무용적인 동작을 시켜보았는데 안무가가 제시한 동작에 마이클 잭슨 특유의 동작으로 발전시켜 자기만의 독창적인 춤 동작으로 탄생시켜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니, 마이클 잭슨만의 독창성과 카리스마는 가히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은 무려 5,800 만장이나 팔려나가고 9곡의 싱글 등 7곡이 Top 10 에 드는 신기록을 세우는 히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화려하기만 했던 음악 인생의 이면에는 그늘도 짙었던 굴곡 많은 인생이었지만, 70-80년대 미국 팝문화의 진정한 ‘아이콘’으로 세계를 뒤흔든 스타 중의 스타였다. 장례식이 끝날 무렵 추모공연을 했던 모든 이들이 ‘위 아더 월드(We are the world)’ 를 합창했는데 이 노래는 지구촌을 흔드는 듯한 감동과 함께 인종과 종교를 뛰어 넘는 세계인들의 가슴을 적신 노래였다.

추모식에서 모타운 레코드의 대부인 베리고디는 ‘팝의 황제라는 호칭으로는 부족하다. 그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가장 위대한 엔터테이너였다’ 고 말하자 이에 추모객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다. 팝의 황제의 불꽃같은 인생이 사라지고 그는 전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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