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위급상황 가능성은 상존
폐렴으로 치료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세가 한때 나빠져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니라고 세브란스병원이 16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15일 밤에서 16일 새벽 사이 호흡이 가빠지고 산소포화도가 86% 수준까지 떨어져 의료진이 이날 오전 3시께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
하지만, 호흡기를 부착하고 나서 김 전대통령의 산소포화도는 정상치인 90%대를 회복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숨을 쉬는 데 필요한 몸 안의 산소량을 뜻하는 혈중 산소포화도는 정상치가 95% 이상으로, 90% 아래로 내려가면 저산소증으로 호흡이 곤란해져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맥박과 호흡, 체온 등의 다른 건강 수치도 큰 변동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박창일 의료원장은 현재 김 전 대통령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안정제를 이용해 안정을 취하고 있다면서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상태가 좋아지고 폐렴 증세가 나아지면 호흡기를 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위독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면서 의료원장의 설명에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병원 측의 공식 입장과 달리 김 전 대통령이 갑자기 위급상황을 맞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진은 김 전 대통령이 그동안 신장투석을 받아 온 데다 심혈관 질환 등의 만성질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상황을 안심할 수만은 없다면서 일단 호흡부전은 인공호흡기로 안정을 시켰지만, 어느 순간 갑작스런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감기 기운과 미열 때문에 지난 13일 입원해 정밀 검진을 받았고 전날에는 폐렴 증상이 발견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김남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