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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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영 목사의 몽골체험기(1) 행복한 몽골인들

2009-07-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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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30마리면 만사OK ‘행복한 사람들’

몽골국가(The Republic of Mongolia)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는 분들을 위해 몽골(蒙古)에 대한 유래를 먼저 설명해야겠다. 몽골(Mongol)은 원래 “용감한”이란 뜻을 지닌 부족어였으나, 징기스칸 덕분에 오늘날엔 전체 몽골인과 몽골어를 지칭하는 표현이 되었다. 그리고 몽골이란 말 속에는 “세상의 중심”, “우주의 중심” 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으니 몽골인들의 마음속
에는 자신들이야말로 이 세상의 중심인물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들이라는 자긍심이 가득한 것이다.

요사이 중국 위구르 유혈시위가 발생한 중국 서북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바로 몽골의 서쪽 경계와 인접한 지역이다. 징기스칸이 몽골을 통일한 후 바로 이 지역의 문자를 차용해서 몽골의 문자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한동안 쓰지 않고 지내다가 최근에 복고바람이 불면서 다시 이 전통문자를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몽골의 문자는 러시아의 키릴문자를 차용한 것이다.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몽고(蒙古)라는 이름은 중국 사람들이 몽골을 비하(卑下)하기 위해 ‘우매할 몽(蒙)’과 ‘옛 고(古)’를 사용한데서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옛날부터 사이가 좋지 않듯이 몽골과 중국도 서로 으르렁거리는 사이이다.

징기스칸이 중국을 공략한 후 남자 아이들이 태어나면 오른 손 엄지를 절단했으니 그 이유는 활을 쏘지 못하고 칼을 잡지 못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중국인의 전투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중국인의 몽골인에 대한 진노는 이를 말로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변방의 오랑캐 나라에게 수 백 년의 지배를 당했으니 자존심이 세기로 세계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중국이 몽골을 몽고로 부르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중국이 힘을 길러 몽골을 내칠 때는 북풍이 몰아치는 척박한 동토의 땅 시베리아로 쫓아낸 것이다.


유목민인 그들은 넓은 초원에 게르(몽골의 전통가옥)를 치고 사는데 수 십, 수 백 마리의 가축이 먹을 초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이웃이라고 해 봐야 보통 수 십 리에서 백리 이상 떨어져 살아야 했으므로 동성이고 이성이고 간에 좌우지간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기 때문에 근친혼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는데 이는 생물학적으로 열등한 후손을 보게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멀리서 방문하는 낯선 객을 통해서 우수한 혈통을 확보해야겠기에 우객혼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된 것이다.

지금 일본의 씨름 스모계를 석권하고 있는 아샤소류가 바로 몽골인이다. 몽골인의 씨름을 보면 우리나라의 그것과 거의 똑같다. 기술의 종류나 기술을 거는 것이나 삿바를 매고 하는 것이나 심판의 판정 그리고 우승자에게 상을 주는 것들이 그렇게 같을 수가 없다. 다만 그들은 미국의 풋볼장만한 운동장을 하루 종일 누비며 힘을 겨루는데 몽골의 씨름에는 시간의 제한이 없는 것이다. 이것을 대륙적인 기질이라고 하는 것 같다. 몽골인의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그들에게는 양 서른 마리만 있어도 먹고 살고 백마리만 있으면 부자 소리를 듣는다. 천 마리의 양을 소유하고 있으면 재벌소리를 듣는다. 기
차 여행 중에 만난 어느 몽골인은 한국에 가서 번 돈으로 말 백 마리를 사서 부자 소리를 듣고 사는데 처음 보는 내가 한국인임을 알고는 술 한 잔을 사고 싶다는 것이다. 한국이 고맙다는 것이다. 좋은 한국인을 만나서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가슴이 찡하는 순간이었다. <계속>
HSPACE=5
몽골의 전통가옥 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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