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물속의 칼’ (Knife in the Water·1962)

2009-07-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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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권력투쟁 간결하게 묘사

‘물속의 칼’ (Knife in the Water·1962)

선실 속의 히치하이커(왼쪽부터)와 크리스틴과 안자이.

★★★★1/2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데뷔작으로 이 영화로 폴란스키는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다.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으로 폴란드어로 된 뛰어난 흑백 심리영화다.
세대가 다른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권력투쟁과 적대감을 제한된 장소인 요트 안에서 극도의 긴장감과 주도면밀한 수법으로 노출시킨 간결하고 비정적이며 또 압축된 작품인데 특권층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 촬영과 음악과 연기 등이 모두 뛰어난 영화로 주인공 중 하나인 젊은 히치하이커의 음성은 폴란스키의 것이다.

1961년 여름의 어느 일요일. 성공한 중년의 스포츠 기자 안자이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육감적이요 결혼생활에 싫증을 느끼는 아내 크리스틴과 함께 고급차를 몰고 자기 요트가 있는 부두로 달린다. 이 때 길 한복판에 젊은 히치하이커가 나타나 차를 세운다. 안자이는 그를 마지못해 차에 태운다.


안자이는 젊은이를 하루 요트 항해에 초대하는데 그 말투가 매우 무뚝뚝하고 명령하는 식이다. 항해 중에도 안자이는 젊은이를 계속해 조롱하면서 둘 사이에 긴장감이 비등한다. 남성적 우위의 치열한 대결이다. 젊은이는 좌절감에 못 견뎌 자신의 잭나이프를 갑판에 꽂는다.

셋이 선실로 내려간 뒤에도 두 남자 간의 심리대결은 이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크리스틴과 젊은이가 서로에게서 호감을 느낀다. 셋은 낮잠을 자기로 하는데 안자이가 깨어나 아내와 젊은이가 갑판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안자이는 이에 젊은이의 칼을 집어 들고 갑판으로 올라간다.

여기서 두 남자 간에 다시 대결이 일어나면서 안자이는 자기 칼을 달라는 젊은이의 요구를 무시하고 칼을 물속에 던져버린다. 칼을 찾으러 젊은이가 물속에 뛰어들고 이어 크리스틴과 안자이도 뛰어든다.

젊은이가 부표 뒤에 숨은 채 나타나지 않자 크리스틴은 안자이를 살인자라고 비난하면서 경찰에 신고하라고 지시한다. 안자이가 뭍에 오른 뒤 젊은이가 요트에 오르고 그와 크리스틴은 정염을 불사른다. 크리스틴은 젊은이를 내려놓은 뒤 남편이 기다리는 항구로 요트를 몬다. 그리고 크리스틴은 남편에게 젊은이가 살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크리스틴이 청년이 살았다는 얘기를 하자 안자이는 이를 아내가 자기를 경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거짓으로 여기자 크리스틴은 자기와 젊은이의 불륜행위를 고백한다.

18일과 19일 상오 11시. 뮤직홀(310-274-6869), 엔시노5(818-981-981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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