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브루노’(Bruno)

2009-07-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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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Bruno)

오스트리아 게이 TV패션쇼 스타 브루노는 할리웃으로 진출한다.

★★1/2(5개 만점)


게이 패션TV 기자의 좌충우돌 스타인터뷰
게이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 외설적으로 풍자


2006년 유대인을 싫어하는 카자흐스탄의 가짜 TV 기자로 나와 미 전국을 돌며 자신을 진짜로 믿는 각계각층의 미국인들을 인터뷰한 빅히트 코미디 ‘보라트’를 만든 영국의 TV 쇼맨 사샤 배론 코엔의 음탕하기 짝이 없는 코미디다.
그는 여기서 오스트리아의 게이 패션 TV 기자로 나와 할리웃에 진출해 역시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사람들이 게이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관과 부정적 견해를 풍자하고 있는데 그 방법이 너무 외설적이요 구역질이 나도록 음란해 뒷맛이 아주 안 좋다.


내용이란 것은 전연 없는 단순한 인터뷰 에피소드의 연속으로 물론 우습기는 하지만 필설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성적행위와 성기구 그리고 코엔의 인간 혐오증과 또 그들을 조작하는 방법이 사악할 정도여서 거부감이 간다.

코엔의 한계를 인정 안하는 대담성은 가공할 정도이나 그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우를 범하고 있다. 명성에 집착하는 사람들과 게이 혐오를 비판하는 영화를 만든 코엔은 오히려 자기가 히트작을 만들어 출세하려고 너무 애를 쓴 것 같은데다가 게이를 옹호한다면서 지나치게 게이를 조롱해 게이들이 크게 역정을 낼 것 같다.

이번에도 ‘보라트’와 같은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보라트’만큼 즉흥적이지가 못하고 또 인터뷰를 당하는 사람들이나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이 과연 진짜인지 아니면 극화한 사람들인지도 애매모호하다.

오스트리아의 TV 패션쇼의 스타인 브루노(코엔이 갈색과 노란색을 섞은 머리에 피부를 노출시킨 온갖 희한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나온다)는 오스트리아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할리웃으로 진출한다. 그는 여기서 스타들을 인터뷰해 크게 성공할 계획을 짠다.

브루노는 가구 대신 멕시칸들을 인간 의자와 테이블로 만든 뒤 먼저 폴라 압둘과 라토야 잭슨을 인터뷰 한다(과연 이들이 브루노의 정체를 몰랐을까). 그리고 해리슨 포드를 쫓아가 인터뷰 하려다가 퇴짜를 맞는다.

이어 영화에서 진짜로 브루노의 정체를 모르고 당한 사람이 미 대통령 꿈을 품었던 론 폴. 그는 브루노의 인터뷰에 응한 뒤 브루노를 따라 한 침실로 들어가는데 브루노가 자기 앞에서 옷을 벗으며 섹스를 시도하려고 하자 “퀴어”(호모에 대한 멸시 발언)라고 소리 지르며 방을 빠져 나간다.

이 밖에도 흑인 TV 쇼에 흑인 아기를 데리고 나와 아이를 아프리카에서 아이파드와 교환했다고 말해 야유를 받는 장면과 몇 쌍의 남녀가 노골적인 섹스를 하는 스윙거스 파티 장면 그리고 아칸소의 레슬링 경기장의 링에 올라가 레슬러에게 음탕한 짓을 하다가 관객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장면 및 자신의 키가 작은 아시안 보이토이와 온갖 음탕한 섹스행위 흉내를 내는 장면 등 역겨운 장면들이 많다. 래리 찰스 감독. R. Universal.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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