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50년 전통 ‘그랑크뤼’ 최고품질 자랑

2009-07-01 (수)
크게 작게

▶ 프랑스 와인 1

최고 등급 포도원서 생산
샤또 라뚜르 등 5개 와인
그랑퀴르 1등급으로 인정


프랑스 와인은 품질 등급의 카테고리가 AOC (Appellation d’ Origine Controlle), VDQS(Vin Delimite de Qualite Superieure), VDP(Vin de Pays), VDT(Vin de Table)로 나누어진다. 이중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AOC는 정부의 규제 정도도 가장 높다. 생산량의 수준과 규정에 맞게 와인이 만들어졌는지 엄격한 심사를 거치며, 심지어는 작황이 좋지 않은 해의 포도를 대부분 버리면서까지 와인의 질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품질 등급은 병에 부착된 레이블에 적혀져 와인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AOC급 와인의 레이블에는 ‘Appellation 원산지명 Controlle’라고 적혀있는데, 아뻘라시용은 명칭을 뜻하고, 콩트롤레는 콘트롤 즉 통제를 뜻한다. 즉 아뻘라시용 매독 콩트롤레(Appellation Medoc Controlle)’ 라고 쓰여 있다면 이것은 매독 지방의 와인 제조 규정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의미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철저한 규제를 통해서 양질의 와인을 공급해 프랑스 와인의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높혔다.


와인에 있어 우리는 그랑크뤼급 와인이다, 크뤼 부르주아 와인이다 하는 식으로 ‘크뤼’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이런 용어들은 와인의 등급 분류에 대한 것들로, 크뤼(Cru)라는 용어는 우수한 포도원(샤또)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을 뜻하며 고대 로마 시대부터 쓰였다고 한다. 따라서 그랑크뤼급 와인이라는 말은 최고 등급으로 인정된 포도원에서 생산된 와인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누군가 그 등급을 분류하고 인정해주었다는 말인데, 이야기는 1855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1851년 영국에서는 자국의 상품을 선전할 목적으로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는데, 이에 뒤질세라 당시 프랑스 황제였던 나폴레옹 3세는 1855년 파리에서 만국박람회를 개최할 것을 명한다. 따라서 각 지역에 나오는 전시품목을 선정해야 했는데, 초기에 와인은 전시 품목의 우선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보르도의 많은 샤또 주인들이 와인 출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와인 출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새로운 등급 부여가 기존에 존재하는 비공식적인 등급 분류와 부딪쳤고, 보르도 상공회의소는 골머리를 앓게 된다.

이때 보르도 매독지역의 네고시앙(와인 전문상인)으로 활약하던 나다니엘 존스톤은 이 문제를 위임받은 마르땡 뒤푸르 뒤베르지에와 함께 기존 시스템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주로 가격에 의한 등급분류) 1년에 걸쳐 등급을 완성하게 된다. 한편 이러한 보르도의 움직임에 뒤늦게 부르고뉴와 상파뉴도 와인 출품 의사를 밝혔지만 거절되고 파리 만국박람회는 보르도 와인만을 위한 그들만의 축제가 열리게 되었다.

이 파리 만국박람회는 보르도 와인에 있어서만큼은 ‘신화적인 사건’이 되었다. 이 1855년에 정해진 그랑크뤼 와인 등급이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예외는 1973년 샤또 무똥 로췰드가 1등급으로 조정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그랑크뤼 와인 분류는 1등급이 5개, 2등급과 3등급 각각 14개, 4등급 10개와 5등급 18개, 총 61개가 들어 있는데, 대표적으로 1등급에는 샤또 라피뜨 로췰드, 샤또 마고, 샤또 라뚜르, 샤또 오브 리옹, 샤또 무똥 로췰드가 있다.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와인 가이드’(김기재 지음·넥서스 Books)에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