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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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칼럼/ 현대 건축

2009-06-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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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삼(소유디자인그룹 대표)

사람들은 유명해 지고 싶어한다. 인정과 존경을 받고 싶어한다. 주목받고 싶어한다. 건축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라고 본다.
유명 건축가 = 장인(Masters)의 디자인 스튜디어에서 젊음과 열정을 다해 장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려고, 지금도 건축학도들은 열심히 나아가고 있다. 지금 칼럼을 쓰고 있는 필자도 하루에 평균 10~13시간씩 일을 하며 완성된 작품의 결과에 만족하며 박봉의 나날을 보낸 과거를 가끔씩 떠 올려보곤 한다.
박봉의 건축 사무소 생활을 유지시켜준 비결은 다름 아닌 자기만족이었다. 새로 나온 건축 잡지책들을 보며 흥분하고, 새로운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며 밤을 지새운 열정들을 그리워 하는 필자는 지금의 현실에서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낀다.

주위에는 참으로 재능있는 건축 디자이너들이 많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한 재능을 키워 줄 수 있는 한인 Client 들의 부족으로 열정과 재능을 재대로 발휘하기가 너무나도 힘들다. 항상 지름길로만 가는 공사 실태, 실제와는 거리가 먼 허가 도면을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하느냐가 좋은 건축가의 잣대가 되는 현실이 참으로 냉혹하다.


얼마 전 필자는 MOCA(중국인들을 위한 박물관: Manhattan Chinatown)의 저녁 만찬에 초대되어 갔다. 베라 왕(패션 디자이너), 아이 엠 페이( I.M.Pei: Architect), 마야 린(조각가 & 디자이너) 등 수많은 미국 내 유명 인사들이 모인 채 치뤄졌다.미국 내 중국인들의 집결채로 볼 수 있었다. 자기들 고유의 문화를 뉴욕 한 복판에 자기들만의 박물관에 집결 시킨다는 대단한 자부심과 애국심을 보여 주는, 그야말로 필자의 중국인들에 대한 생각을 바꿔버린 만찬 이었다. 마야 린은 건축가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이번 MOCA의 총 디자이너가 되었고, 자본이 이중으로 든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중국인들은 미국 굴지의 건축사무소를 고용해 그녀를 보좌하게 했다. 우리가 메스컴에서 접하는 유명한 건축가, 디자이너들 뒤에는 이런 Client 들이 돈 이상의
가치 부여를 시켜줄 수 있다고 믿는 무언가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함으로써 이루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대다수의 현대 건축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건축가들의 능력을 인정해 준 Client 들이 있었기에 그 들 건축가들의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필자는 강하게 믿는다.뉴욕, 뉴저지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쯤 방문 해 볼 만한 낙수장(Falling Water House: www.fallingwater.org) 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베어런,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이 주택은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그는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이 주택은 의심의 여지없이 현대 건축의 걸작이며, 1950년 직후에 낭만적 자연주의와 함께 시작한 발전이 여기에서 그 절정을 이루고 있다. 그 당시로서는 공사를 맡았던 사람들조차 콘크리트가 다 굳은 다음에도 겁이 나서 거푸 집을 떼어내려고 하지 않을 정도로 대담한 구조물이었다. 밑으로 떨어지는 물위에 집을 놓은 것은 매우 뛰어난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자유로이 부유하는 발코니는 자연의 테라스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 주택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개울위의 다리를 통과해야만 한다. 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로지아가 나오는데, 이를 통과하면 입구에 들어서게 되고 계단 밑으로는 외투를 보관하는 곳이 있다.

거실에서는 다시 계단을 통해 개울의 수면 높이까지 내려갈 수 있다.
벽난로 앞쪽의 거실 바닥에는 자연석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이 주택은 자연의 환경과 유기적으로 결합시키고자 의도된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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